| 어린이 놀이터, 건강하게 ‘놀 권리’ 지켜지고 있는가 김동수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생활환경과장 |
| 2017년 02월 12일(일) 1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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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친환경이 시대의 최우선 키워드가 되었건만, ‘미래 세대의 희망’인 아이들의 건강은 여전히 위협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외 합성고무바닥재, 놀이시설 뿐만 아니라 실내 활동이 잦은 겨울철에는 마감재로 사용되는 시트지와 바닥재의 각종 유해물질이 어린이 건강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2009년 제정된 환경보건법에 의해 환경성 질환 사전예방 체계 강화를 위한 어린이 활동공간의 환경 유해인자 검사가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개선이 필요한 시설이 많아 어린이 활동 공간 내에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보도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얼마 전 환경부에서 발표한 2016년 환경안전 진단사업 결과에 따르면 소규모 어린이 활동 공간 1만4천53개소 중 17.5%인 2천459개소가 환경안전 관리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였고, 이 중 기준 미부합 시설 301개소에 대해 시설개선 지원을 병행하는 등 환경 개선을 이끌었다. 진단대상 시설은 2009년 3월22일 이전에 설치된 어린이 활동 공간 중 연면적 430㎡ 미만의 사립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며, 이들 시설은 2018년 1월 1일부터 환경보건법상의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적용받는다.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이하 연구원)에서도 매년 지도점검 계획에 따라 환경안전기준 적합여부를 확인하여 기준 미부합 시설에 대해 시설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법 시행 이전 시설까지 대상 시설이 확대됨에 따라 지도점검에 의한 검사 의뢰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지난해 정밀검사 53건 중 28건(52.8%)이 환경안전기준을 초과하여 시설개선 중에 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연구원에서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모래 바닥재의 중금속 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을 추적하여 오염 원인을 밝혔다. 조사 연구결과, 놀이시설과 인접한 모래 바닥재에서 납, 수은, 구리, 아연 등이 3.0 - 8.2배 높게 나타났으며, 비가 오지 않은 날이 지속될수록 납, 구리, 아연, 니켈 등이 농축되어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도로와 인접한 경우 자동차의 영향으로 납 농도가 약 2.4배 높게 나타났고, 다른 시설보다 이용도가 높은 벤치와 관리가 소홀한 울타리의 경우 유해중금속을 포함한 표면 재질이 노후화되어 벗겨짐에 따라 모래바닥재까지 오염시키고 있었다. 이는 아무리 친환경 페인트를 덧칠한다고 하더라도 외부 환경으로 인한 박리현상으로 2차 오염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정화가 어렵고, 미량의 오염물질이라도 광범위하게 축적되어 잔류성이 강한 오염 특성이 있는 모래바닥재는 바람, 빗물 등에 의해 유실된 양만 추가로 포설되고 페인트 덧칠만으로 시설을 유지하고 있어 유해물질의 축적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시설 노후화에 따른 유해인자 재노출이 우려되는 페인트 덧칠, 모래 추가 포설 등 일시적 방책보다는 원인이 되는 물질을 벗겨 낸 후 친환경인증 페인트를 칠하거나 훼손될 가능성이 적은 재질을 사용한 시설로 완전히 교체함으로써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를 조성하기 위한 올바른 관리방안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대책과 함께 중요한 것은 어린이들도 부모님과 선생님을 통해 건강에 위해가 되는 요인을 잘 파악해 이를 피하거나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린이 놀이터에서 발병된 질병 실태는 없지만 어린이 건강에 무방비 상태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해결노력이 결집한다면 해법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수 있다. 후손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선대의 의무와 노력으로 어린이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해맑은 얼굴로 자라나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