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한 대인예술시장 신현후 |
| 2017년 02월 13일(월) 18: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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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예술시장의 강점은 참여작가들이다. 예술과 시장을 접목하기는 그저 단어로서 붙이는 것과는 정반대로 힘든 일이다. 아무리 뛰어난 예술적 발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시장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있는 것보다 못한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예술가들은 이러한 방식을 고수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안목만 믿고 큰 숲이 아닌 개별적 나무 하나하나만을 따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언급한 예술시장의 사업을 포함한 예술을 이용한 젠트리피케이션 사업에 참여하는 많은 작가들은 의무적으로 그 지역 내에서 거주해야했다. 솔직히 그들이 자신이 활동하는 지역 내의 것들을 충분히 보고 느끼고 체험을 했는지 모르겠다. 예술시장이라는 이름을 보고 찾아온 사람들 또한 예술과 시장의 진정한 합을 찾지 못하고 실망한 채 발길을 돌렸을 것이다.
대인예술시장은 달랐다.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작가들은 강제성 또는 의무성을 띄지않고 스스로 대인시장에 작업실을 차리고 실제로 거주하며 대다수의 시간을 대인시장에서 머물렀다. 필자가 중학생 때 작가의 작업실들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시장 안 또는 바로 앞에 위치한 작업실에는 사람냄새가 가득했고 그로인해 시장 풍경을 다채롭게 했다.
또 작가 자신이 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자부심이 강해서 어린나이였지만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서로의 유대감이 깊어질수록 예술가들은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위한 작품이 아닌 대인시장에 꼭 맞는 작품을 구상했을 것이다. 각각 점포의 특성에 맞게 점포를 꾸며주기도 하고 광주의 전성기를 같이 했던 대인시장답게 광주의 상징 또한 작품으로 만들어 곳곳에 설치하기도 했다. 시장은 볼거리가 넘쳐나는 곳으로 변모했다. 입소문을 타고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 지금의 대인예술시장이 되었다.
비엔날레가 끝난 후에도 작가들은 계속 모여들었고 2009년 1백여명의 작가와 4백여명의 상인들이 있었다고 한다. 자발적으로 남거나 모인 예술가들은 시장을 더더욱 볼거리 풍성한 곳으로 바꾸었다. 이후 매달 대인예술야시장을 열어 상인들, 작가들 그리고 시민들이 모여 축제를 연다. 예술가들이 직접 나와 이 날을 위해 만든 아기자기한 작품 내지는 소품들을 판다. 만약 전시장에서만 작품으로 소통했었더라면 약간의 충격을 느낄 것이다. 이때의 대인예술야시장에 편한 복장을 하고 친근하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것저것 친절하게 알려주는 작가들을 만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청나게 싼 길거리음식을 먹으면서 돌아다니다보면 작가 뿐만 아니라 지역 음악가들의 공연을 본다. 이런 볼거리만이 아니라 그냥 걷다보면 어릴적 할머니 손을 꼭 잡고 걸었던 시장골목을 추억해 볼수도 있다.
하지만 요즈음 대인예술시장에는 이런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 한달에 한번 날 잡아서 열던 야시장은 토요일 상설로 바뀌었다. 내가 가본 바로는 많은 사람들이 찾을수록 점점 상업화되어가는 시장에 예전과는 다른 모습들이 보였다. 점포를 개조해 술집이나 음식 체인점을 만들어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과 예전에 팔던 공예품과 다른 공산품을 팔고있는 신규상인들이 생겨났다. 여러 차례 가보았지만 예전에 있었던 한뼘 갤러리를 지키고있는 작가나 자신이 만든 물건을 매대에 올려놓고 손님과 이야기를 하는 작가는 사라지고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대인예술시장을 찾아주어서 좋긴 하지만 내게는 정겹던 예전 모습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이런 상업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넉넉한 인심을 엿볼 수 있는 시장상인들과 순대국밥골목, 대인시장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예술작품들, 그리고 지금까지도 대인예술시장과 함께하는 작가분들이 남아있다는 게 대인예술시장을 사랑하기에 충분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