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관공서 새마을기 철거 환영한다

2017년 02월 15일(수) 19:46

‘유신독재 잔재’로 평가받고 있는 새마을기가 광주시와 5개 구청, 광역·기초의회 모두에서 사라진다고 한다. 광주 지역 6개 정당과 8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가 새마을기를 박정희 유신 독재의 잔재로 규정하고 지난 2일 광주 5개 일선 구청과 구의회에 공문을 보내 이달 15일까지 새마을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에 나서겠다고 의지를 밝힌 지 10여일 만에 모두 마무리된 것이다. 이 단체는 지난달 19일 광주시청 청사에 걸려있던 새마을기를 게양대에서 떼어내기도 했다. 운동본부는 “새마을운동회는 박정희 유신 정권의 유령으로 수십 년 동안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사업비와 사무공간, 운영보조금 등 특혜를 받아 왔다”면서 “관행에 불과한 새마을기를 광주시청 본청에서부터 당장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가 새마을기를 끌어 내린 이후 광주시는 새마을기를 다시 게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광주시는 당초 각계 의견을 수렴해 게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운동본부 측이 새마을기 철거를 요구하면서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이어 동구·서구·남구·광산구가 이에 동참한데 이어 북구도 내부 회의를 거쳐 구청 앞 국기게양대에 걸린 새마을기를 철거하기로 했다. 북구까지 철거를 결정함에 따라 광주시 자치구 청사에서는 새마을기를 더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광주시의회를 시작으로 지방의회도 청사 게양대에서 새마을기를 내리는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동·서구의회가 뒤늦게 철거에 동참하면서 한동안 새마을기 철거 논란이 마무리됐다.

새마을기는 1972년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가 정부 기구로 출범한 이후 1973년 당시 내무부에서 새마을기 게양을 권고했고 1976년 내무부령으로 게양을 의무화했다. 1994년에야 대통령 직속기구인 행정쇄신위원회에서 새마을기 게양을 각 기관 자율에 맡겼고 최근까지 관행적으로 게양했었다.

하지만 새마을기는 ‘유신독재 잔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감안하면 광주시와 5개 구청, 광역·기초의회의 중대한 결정은 매우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