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한 시국…여론 무시하는 전남도의회

2017년 02월 19일(일) 19:24

전남도의원들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 탄핵 시국에 여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한달 새 세 번째 관광성 해외연수에 나섰다. 우스갯소리로 ‘주민 혈세로 세계일주라도 할 기세’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농도’ 전남은 AI, 구제역,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일부 환수 갈등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시급한 현안을 뒤로 하고 해외 연수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후안무치’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25일부터 3월3일까지 미국 하와이를 방문한다. 올해 첫 임시회 폐회(24일) 직후로 교육위원회 소속 9명 중 8명, 농림해양수산위원회 3명, 보건복지환경위원회와 안전건설소방위원회 각 1명씩을 포함, 총 13명의 도의원이 하와이로 떠날 예정이다.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명분이다. 다문화, 다민족 사회로 구성된 하와이에서 활성화된 교육공동체 활동을 전남 다문화가정 교육에 접목시킬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앞서 도의회는 이달 들어 남아프리카 공화국(기획행정위원회 8일 일정), 인도네시아 발리(경제관광문화위원회 6일 일정)를 다녀온 바 있다.

이처럼 연초에 해외연수가 집중되는 것은 조기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기 전 서둘러 다녀오겠다는 심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상대적으로 업무량이 적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물론 선진 사례를 배우겠다는 의원들의 해외 연수를 나무랄 이유는 없다. 문제는 시기와 장소의 부적절이다. 탄핵 정국도 중요하지만, 각종 농업 현안으로 전남 농민들의 시름이 깊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도의원들의 관광성 해외연수는 정당화될 수 없다. 하와이나 발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전남 시민단체연대회의도 도의회의 해외 연수를 정밀 검증하겠다고 나섰다. 아프리카와 발리, 하와이 연수의 일정, 연수 목적, 참석자 명단, 예산, 공무국외연수 심사위원회 심사결과 등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도민 삶의 질 향상에 보탬이 되는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권장하고 칭찬할 일이다. 하지만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포함된 공식 일정은 보여주기용일 뿐, 대부분 외유로 꾸려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 아닌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각 지방의회가 혁신과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