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누리는 안전 조민우 |
| 2017년 02월 21일(화) 1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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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개선하고자 다른 명칭을 붙이자는 움직임으로 ‘엄지장갑’ 혹은 ‘손모아장갑’이라 부르자는 캠페인이 등장했다. 무심코 사용하여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하고, 우리 주변의 사회적 약자들을 한 번 더 생각해보자는 취지가 와 닿았기에 많이 공감됐다.
의식하지 못한 경우가 많지만 교통에서도 우리 주변에 많은 약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교통 관련법에서는 그들을 교통참여자로 받아들이고 있고 그들을 보호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장애인 보호구역을 보면 도로교통법 제12조의2에 근거해 지정된 구역으로,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도로 가운데 일정 구간을 장애인 보호구역으로 각각 지정해 차마의 통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즉 장애인복지시설처럼 장애가 있는 분들의 이동이 잦은 지역 인근의 차량통행에 제한을 두어 보호하는 구역이다. 이 구역에서 시속 30㎢ 이하 주행, 주정차금지, 법규위반시 벌점 및 범칙금 또는 과태료 2배 부과 등 안전한 이동을 위한 제약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실제는 해당보호구역의 관심이 부족하고 지정된 구역의 수도 적으며 해당 구역의 실질적인 단속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운전자 중에도 사회적 약자가 존재한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45조 제1항에 따르면 2016년 11월 30일부터 한쪽 눈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1종 보통면허를 취득하려는 경우에는 다른 쪽 눈의 시력이 0.8 이상이고 수평시야가 120도 이상이며 수직시야가 20도 이상이고 중심시야 20도 내 암점 또는 반맹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종 운전면허의 경우에는 다른 쪽 눈의 시력이 0.6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청각장애인의 경우 55데시벨(보청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40데시벨)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대형면허 또는 특수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내 앞의 운전자가 내 차량을 보기 어렵거나, 내가 울린 경적음을 잘 듣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운전을 하며 다른 차량 내부 사정을 모두 알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나의 신호가 무시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언짢아지고, 오해가 오해를 낳는 악순환의 결과 보복운전으로 이어져 교육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도 계신다. 때문에 교육생들께 상대방 차량에 신체적 불편함이 있으신 분이 운전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도 고려해주시라 부탁드리곤 한다.
가끔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운전하지 못하게 해야한다는 반론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운전자는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한 교통참여자라는 점과, 만약 사고로 인해 장애를 입게 된 피해자가 본인이라면 어떨지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실제 화물차를 운전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한 가장이 옆의 차들 간의 보복운전 다툼으로 인한 사고로 피해자가 되었고 시력을 잃는 사고가 있었다. 이 피해자는 본인의 잘못도 아닌 사고로 인해 시력도, 생계수단도 잃게 되었다. 교통사고와 같이 사람에 의한 사고는 불확실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피해자를 낳게 된다. 교통사고 피해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정은 나도 어쩌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근거할지도 모른다.
롤즈는 ‘정의론’에서 원초적 입장에서의 선택은 최소 극대화의 원리에 입각한 선택이 이뤄진다고 했으며, 이를 사회효용에 대입시켜보면 가장 사회적 약자가 누리게 되는 효용이 그 사회의 효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교통안전에 대입하면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인 사람이 마주하고 있는 교통환경이 곧 사회의 교통환경·안전환경이며, 나아가 사회 성숙도의 시금석이라는 의미이다. 사회약자의 교통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으며, 약자가 누리는 교통의 효용이 바로 사회의 효용을 나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