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란 신임 광주여성단체협의회 회장 “71만 광주여성 권익 증진·행복 추구 위해 최선” 대화·소통의 장…올바른 ‘밥상머리’ 교육부터 시작 인성교육 부재 사회문제화…‘부모 교육’ 선행돼야 여성·실버세대 역량 제고 행정적 지원 병행됐으면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2017년 03월 12일(일) 18:45

프로필 ▶1959년 출생 ▶조선대 무용학과 동대학원 석사 졸업 ▶국민대 사회체육학 박사 ▶동강대 유아교육과 교수 ▶한국여학사협회 광주시지부장

신임 광주여성단체협의회(광주여협) 회장으로 김경란(58) 동강대 유아교육과 교수가 오는 16일 취임한다. 김 신임회장은 앞으로 2년간 광주여협을 이끌게 된다. 금화여성회, 새마을부녀회, 대한어머니회, 한국여학사협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등 총 23개 단체가 소속돼 있는 광주여협은 1986년 창립됐다. 평등사회구현사업, 도덕성 회복, 올바른 소비생활, 지역 여성 친선교류 등을 주요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김 신임 회장에게 앞으로의 광주여협 운영 방향과 포부를 들어봤다. /편집자 註

▲앞으로 2년간 광주여협을 직접 이끌게 됐다. 제16대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소감은.

-광주여협의 지난 30여년 역사 동안 전 회장들이 많은 일을 해 왔다. 그 업적을 이어 받아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 낳기 좋은 도시 만들기, 손자녀 돌보미 사업, 중·장년 남성들의 요리하는 청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각박한 사회 속에서 71만 광주여성과 실버세대가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동강대 유아교육과 교수로서 오랜 시간 활동해 왔다. 광주여협 회장직과 겸임하면서 여성 권익 증진과 아이 돌보미 사업 등을 실현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엔 기본적으로 ‘효(孝)’에 대한 사상이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으로 주입돼 있었다면 지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아이들이다. 유아교육과 교수로서 그런 점을 요즘 들어 많이 느낀다. 그래서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에 대한 교육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부모교육은 밥상머리 교육부터 시작한다. 아이와 부모가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교육 현장에 있어 보니 알겠더라. 성인인 대학생들마저도 교수가 직접 전화를 하고 학교에 나오라고하는 실정이다. 학교에서 적응을 못 하는 아이들에게 교수가 사정을 하는 모양새다. 예전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부적응 학생, 부모들과 직접 상담을 해 보니 무엇보다 부모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좋은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정, 학교, 부모가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5월16일 한국여학사협회 광주시지부 주최로 프라도호텔에서 열린 제31회 대륜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임성복(사진)씨가 김경란 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로 꼽는 것이 있다면.

-요즘은 어느 가정이나 자녀를 적게 낳기 때문에 내 자식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특히 유아·어린이 때부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교사가 아이를 꾸짖으면 부모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담당 교사를 나무란다. 그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대학에 가고 사회에 나가 인성교육이 부족한 채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요즘 엄마들의 문제다. 묻지마 칼부림, 성폭행 등이 바로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 없어서 생기는 사회문제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부모교육’이다.

▲부모교육을 실현할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 중인가.

-광주 5개 구를 나눠서 각 구별로 프로그램을 통해 강의를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강의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가정마다 결과를 놓고 변화가 있는지 경과를 지켜보는 일까지 직접 협회 차원에서 하려고 한다. 대학에서 커리큘럼을 짜고 이를 시행하는 단체가 광주여협이 돼야 할 것이다. 커리큘럼을 세우는 데 동강대 자체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 대학과 광주여협, 광주시가 삼위일체가 돼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광주시가 전국 광역시 중 선도적으로 손자녀 돌보미 사업을 개발하고 정착한 것처럼 이 사업도 정상 구축됐으면 한다.

▲한국여학사협회 광주시지부장을 지난 7년간 해 오면서 다양한 활동을 했다고 들었다. 대표적으로 어떤 것이 있는가.

-한국여학사협회 광주시지부장(광주여학사협회장)을 한 지는 7년이 넘었다. 이 곳의 가장 큰 사업은 대륜상 시상이다. 대륜상이란 부인을 위해 남편이 지극한 외조를 하는 사례를 찾아 시상하는 것이다. 예전엔 1년에 한 번씩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했는데 예산 문제로 요즘은 2년에 한 번 시상하고 있다. 광주여학사협회에는 정치·경제·문화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아, 한 달에 한 번씩 회원들을 대상으로 자기 전공분야를 강의하고 회원들의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 또한 김용택 시인의 생가를 직접 찾아가는 등 회원들의 문학 강좌, 역사기행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무등산에서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타 지역 여성단체협의회와의 교류는 어떻게 이어갈 생각인가.

-광주와 대구 간 달빛동맹 교류가 이전부터 지속돼 왔다. 저출산 일·가정 양립 활성화 워크샵이나 문화탐방 뿐만 아니라 진정한 교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볼 것이다. 형식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광주여성과 대구여성이 끈끈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

광주여협 내 23명의 이사들이 대구 이사들을 홈스테이 형식으로 자신의 집에서 머무르게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서로에 대해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함께 만나서 강의도 듣고 레크리에이션 등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끈끈한 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광주여협 회장으로서 앞으로 중점을 둘 부분은.

-회관 건립, 주요 사업 구축 등 이전부터 쌓아 올린 많은 업적들에 누가 되지 않도록 꾸준히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여협 합창단, 광주여협 훌라팀 등 회원들의 문화·예술 감성을 증진시키는 소단체들도 꾸준히 발전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23개 단체가 모여 있기 때문에 23명의 이사진을 회장으로서 아우르는 것은 물론, 한 분 한 분 섬기는 자세로 임할 예정이다.

광주여협 23개 단체가 마음을 모으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소통하고 섬기는 자세로 각 소단체 단체장들을 존중하는 것이야 말로 처음부터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손자녀 돌보미 사업, 일·가정 양립 사업, 남편의 육아교실, 요리하는 청춘 등 협회 사업은 타 광역시에 비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구축·발전하고 있음에도 광주시의 지원은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

23개 소단체에서 직접적으로 광주여협을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자발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여성과 실버세대를 위해 역량을 키우는 데 광주시의 지원이 절실한 때다.

/정리=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