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劍·體 일치로 정신 수양·신체 단련” [생활체육 현장을 가다] <15> 치평검우회 상대를 존중…禮를 배우고 행하며 바른 인성 함양 세대·남녀노소 구분없이 交劍 통해 끈끈한 情 나눠 ‘하나된 팀’ 서로 배우며 소통…실력도 화합도 최고 박희중 기자 ehsql01@kjdaily.com

2017년 03월 13일(월) 20:02

지난 10일 광주 서구 치평검도관에서 훈련을 마친 치평검우회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검도는 기(氣), 검(劍), 체(體)가 일치하는 운동이라 대련에 몰두하다보면 숨이 턱까지 차올라 운동 효과가 뛰어납니다. 특히 상대와 검을 마주하면서 느끼는 긴장감은 검도만의 매력입니다.”

2011년 창립한 치평검우회(회장 김일섭)는 초등생부터 60대까지 70여명의 회원들이 검을 통해 교감하며 끈끈한 정을 쌓아가는 검도 명문클럽이다.

검도를 시작한 계기는 제각각이지만 회원들은 교검(交劍)을 통해 건강을 찾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회원들은 매일 오후 7시부터 기본동작 및 자세, 보법, 죽도 다루는 법 등 준비운동을 한다.

검도는 어떤 스포츠보다 안전한 운동이지만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들어가면 부상 위험이 따를 수 있다.

기본 동작이 끝나면 동호인들은 호구를 갖추고 마주 서서 대련을 한다.

대련을 할 때는 머리, 허리, 손목 등 가격하는 부위를 외쳐야 득점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 동작마다 힘찬 기합이 터져 나온다.

김 회장은 “검도는 각 동작마다 기를 모아 기합을 내지르며 하는 운동이라 마음속에 응어리를 배출하는 효과도 있고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순발력을 요하는 운동이어서 집중력 향상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검도는 상대방의 눈을 마주하며 생각과 동작을 집중해서 판단해야 한다. 검신일체(劍身一體)를 통해 끈기와 인내를 습득해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치평검우회 회원들이 검을 맞대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검도에 입문한 신입회원들은 3개월이면 기본자세를 습득하고 호구를 착용할 수 있다.

검도 단(段)은 초단에서 9단까지 있는데 하루 평균 1시간씩 꾸준하게 수련을 하면 대부분 초단에 입단할 수 있다.

검도에 입문한 지 3개월 차부터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데 이때부터 1년간이 가장 힘들다. 단을 획득한 사람들은 이 기간을 잘 참고 견딘 사람들이다.

검도는 예(禮)를 중시하는 운동이라 예로 시작해 예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하를 불문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예를 행하며 자세는 단정하고 품위가 있어야 한다.

김의엽 총무는 “검도는 3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체급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더불어 할수 있는 몇 안되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도는 장년부, 청년부, 소년부, 여성부로 나눠 시합을 하지만 수련 중에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특히 예를 통한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가족들이 함께 하는 검도인들이 많다.

검도인인 할아버지가 권유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검도를 시작했다는 김태강(상무초 5·소년 초단)군은 “박진감 있는 동작을 통해 소극적인 성격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도장에 나온다”고 말했다.

검도는 죽도를 통해 교감하며 세대를 넘어 하나가 될 수 있고 정신적·육체적 건강도 챙길 수 있다.

특히 대련할 때 치열한 공방 속에서 느껴지는 짜릿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검도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나이가 들수록 경륜이 쌓여 파워와 스피드가 늘어난다.

문영선 회원은 “고등학생때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방황 할 때 부모님의 권유로 검도에 입문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며 “하루 1시간씩 훈련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정신력이 강해지고 체력이 놀라보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위험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은 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치평검우회에는 여성회원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하남성심병원 검도 동아리 회원들인 이들은 처음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의 심정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어느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참가한다.

나수진씨는 “처음 지인의 소개로 검도에 입문하게 됐는데 막상 해보니 내 몸에 딱 맞는 운동”이라며 “검도를 수련하는 과정에서 배운 자세로 인해 몸에 군살이 빠지고 균형을 잡아줘 신체의 자세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검도는 유산소운동인데다 두꺼운 도복을 착용하므로 짧은 시간에도 땀 배출이 많아 다이어트에도 효과 만점”이라고 덧붙였다.

검도의 화려하고 멋진 모습만 생각하고 시작하면 수련과정에서 쉽게 흥미를 잃을 수가 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꾸준한 노력 없이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검도는 개인운동 같지만 상대가 없으면 나도 없는 것이라서 결국 더불어 하는 운동이다. 검도에서 말하는 예는 겸허한 마음에서부터 출발해 상대를 인정하고 상대를 헤아려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대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려면 최소 1년 이상 배워야 한다. 특히 초보자들은 빨리 배우겠다는 조급함을 버리고 자신에 몸에 맞게 쉼 없이 수련하는 게 좋다”면서 “심신수양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정신적·육체적 슬럼프를 극복해낸다면 어느 순간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희중 기자 ehsql01@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