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석의 경제 포커스] 美 금리인상…부자는 더 좋고, 서민은 더 힘들고 |
| 2017년 03월 26일(일) 1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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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를 운영할 때 사용하는 정책수단은 크게 재정정책과 금융정책 두 가지로 분류된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직접 개입하여 세금으로 경기를 조정하는 방법이다. 일테면, 경기가 좋을 때는 세금을 올리고, 경기가 나빠질 때는 세금을 내리거나 빚을 내서 경기를 부양한다. 금융정책은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서 중앙은행이 경기상황에 따라 이자율을 올리거나 내린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였다는 것은 후자의 금융정책이다. 지금 미국 경제가 너무 좋아져서 물가 상승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것이다. 물가는 물가대로 오르고 청년실업문제가 최악인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미국은 경제가 좋아서 금리를 올리는데, 그 피해는 경제가 좋지 않은 우리나라에 미쳐서 서민들만 더욱 고단해진다는 점이다. 현재 국제자본시장은 국경이 없다. 돈은 수익이 조금이라도 더 생기는 곳으로 이동한다. 우리가 예금할 때 이자 0.1%라도 더 주면 그 은행에다 맡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국제자본시장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면 우리나라에 들어온 투자 자본들이 미국으로 흘러가고 우리나라는 증권시장에 직격탄을 맞아 주식 값이 떨어진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금리를 올리면 되는데, 그럴 경우 서민들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가계운영자금으로 쓰기 위해서 빌린 돈에 대한 이자부담도 그 만큼 늘어나서 경제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서 계획을 세웠던 가계는 이자부담 때문에 구입을 미루고 주택경기와 건설경기는 더욱 나빠져서 악순환이 이어진다. 또한 투자를 계획하였던 기업도 이를 미루게 되어 고용도, 소득도 줄어들게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다만, 우리경제가 좋아져서 우리나라 증권시장에 투자된 외국자본이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이 이상으로 돈을 벌게 된다면 자본유출이 없을 수도 있다. 또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좋아서 경기과열을 미리 방지하자는 뜻도 있으므로 우리기업들이 이를 잘 활용만 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금융소비자 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국가나 기업차원의 대응은 별개로 하더라도 개인들에게는 뾰족한 방법이 얼른 생각나지 않는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당장 국내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이미 시작된 시중 금리 상승세를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등의 문제로 기준금리를 연 1.25%로 8개월째 동결중이다. 그리고 국내은행들은 미국금리가 인상 될 것을 전제로 계속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현재의 가계대출 금리(연 3.39%)는 2015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된다. 가뜩이나 닫혀 있는 지갑은 더 열릴 수가 없게 되어 전체 내수 시장에는 악영향을 줄 것이다. 아직은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낮지만, 미국이 올해 2차례 더 인상하면 금리가 역전 될 수도 있다. 미국금리가 향후에도 인상될 것이 예측 될 때에는 현재 개인소비자들이 대출받은 이자를 고정금리 또는 변동금리로 전환 할 것 인지 여부를 면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가 더 유리하다. 금리가 오르는 추세에서도 내가 받은 대출의 이자는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능사는 아니다. 국제경제의 흐름을 면밀하게 주시 하면서 금리 상승기와 하락 타이밍을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평범한 봉급생활자라고 하더라도 경제의 흐름을 잘 타면 대박은 아니지만 소박은 터트릴 수 있다.
/광주U대회 사무총장·전 광주시 경제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