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주선·손학규·문재인·안희정·이재명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ssnam48@kjdaily.com

2017년 03월 29일(수) 20:08

봄비 속에 목련이 피었다. 25일 국민의당 경선, 27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때문에 광주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광주의 선택이 곧 ‘바로미터’ ‘바람의 씨앗’이 될거라며 전국민이 지켜보았다. 노무현전대통령때처럼 새로운 돌풍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호남은 결국 안철수(64.6%)문재인(60.2%)을 1위로 선택했다.

결과를 놓고 언론은 호남이 ‘두 사람에게 모두 기회를 주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필자는 24일부터 27일까지 광주에 총 집결한 정치인들이 광주정치를 대하는 모습의 진일보, 후보자들의 새로운 면모, 호남의 달라진 위상을 관심있게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목청높여 호소했던 연설문을 꼼꼼히 읽어보았다. 25일과 27일 안철수·박주선·손학규·문재인·이재명·안희정이 호남사람에게 간절히 호소했던 말들 속에 대한민국의 미래, 호남의 미래가 들어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안철수: 뿌리까지 썩은 나라 바꿔야 합니다. 낡은 과거와 결별하고 미래로 나가야 합니다. 산업화, 민주화 시대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합니다. ~수구가 아니라 개혁을 선택해야 합니다. 기득권이 아니라 혁신을 선택해야 합니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선택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 나라를 패권주의 세력에 맡길 수 없습니다.

#박주선: 15년 전, 호남은 2002년 무명의 ‘노무현 후보 대통령 당선’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호남인이 만든 기적입니다. ~이제, 호남의 역사는 호남 스스로 써야 합니다. 우리 힘으로 호남의 무시, 차별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 해답은, 우리의 자존심으로 호남중심의 정권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호남은 후보 조차 내지 못하고 대선판의 구경꾼 노릇이나 하고 들러리만 서겠습니까? 이제 호남의 자존심을 생각해야 합니다.

#손학규: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습니다. 국민의 삶을 바꾸고,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모든 개혁세력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완고한 자신만의 성을 쌓는 독자노선, 고립노선, 패권주의로는 결코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집권을 위해서는 반드시 대선 전 연대와 연합 필요합니다.

#문재인: 2012년 호남의 좌절과 분노는 전적으로 저의 책임입니다. 절대로 호남의 패배가 아닙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은 가장 중요한 국정운영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제 3기 민주정부는, 광주정신을 헌법으로 계승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시대를 열 것입니다. 5·18 민주항쟁 정신을 헌법에 담겠습니다. 5·18 민주항쟁을 공공연히 부정하고, 폄훼하고, 비방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적으로 금지하겠습니다. 제3기 민주정부는, 호남의 인재가 마음껏 일하는 나라입니다.

#이재명: 누구도 박근혜탄핵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은 앞장서서 탄핵을 외쳤습니다. ~국민은 정권교체를 넘어 우리 삶의 교체 세상의 교체 진짜교체를 원합니다. 모든 이에게 희망을 뺏아가 버린, 이 처절한 불공정과 불평등, 반칙과 특권을 없애라 1%만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99%가 함께 잘 사는 나라 만들어라 평화로운 자주 독립국가를 만들어라 이것이 국민의 명령입니다.

#안희정: 대한민국의 정치가 위기입니다. 더 이상 우리는 기존에 낡은 진보와 보수의 진영 그리고 낡은 이념의 이 이념의 정치구도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저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분단된 지 70년이 지났건만 안보통일에 있어서 여야 정파 뛰어넘어서 대외 안보전략과 통일전략 하나를 통합시켜내지 못하는 이 나라의 이 현실을 저는 극복하고 싶습니다. 산업구조조정과 많은 경제 산업 현장에서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내야합니다.

호남이 주목하고 있는 다음 대통령 후보 여섯사람 안철수·박주선·손학규·문재인·이재명·안희정의 핵심어는 변화·개혁·패권극복·격차해소·희망한국이다. 특히 광주에와서 한 발언이어서인지 모두 호남차별을 해소하고 호남의 의견을 중시하는 정부를 강조했다. 그동안 캐스팅보트 역할만 하고 실리를 챙기지 못한 호남민심의 변화와 요구를 후보들이 정확히 읽었다는 점에서 ‘장미대선 호남전략’은 일단 먹히고 있다.

항상 ‘대의정치’를 지향해온 호남이 안철수를 선택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독점적 기득권에 대한 경고, 문재인을 선택한 것은 정권교체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투사한 것이다. 결국 정권교체·정치개혁 두 마리 토끼를 다 취한 호남인의 속마음 때문에 안철수 후보에게 65% 가까운 압도적 지지를 주고, 그에 따른 반사작용으로 문재인 후보 역시 지지층을 결집 호남에서 60%대의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호남의 마음이 바로 나’라고 장담할 순 없다. 지금부터 5월9일 대통령 선거일까지 호남은 다시 검증하고 또 검증할 것이다. 분단·독재·갈등·대립·분열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를 검증할 것이고, 호남에 대한 더 구체적인 공양이행방법을 물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호남이 나를 선택했다는 오만에 빠져서는 안된다. 대세론을 믿으며 독불장군이 되어서도 안된다.

이번 장미대선의 주인공은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장미대선을 만들어낸 ‘촛불민심’이다. 호남민심은 촛불민심과 같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올바르게’ 가지않으면 언제든 촛불 경고등이 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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