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사이버사기 ‘몸캠 피싱’ 피해 속출 피해자들 신분 노출 우려해 신고 못하고 속앓이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
| 2017년 04월 03일(월) 20:03 |
최근 음란 채팅을 유도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이른바 ‘몸캠 피싱’ 사기 행각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몸캠 피싱’ 특성상 피해자들이 신분 노출을 우려한 탓에 신고를 꺼린 채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3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일선 경찰서마다 ‘몸캠 피싱’ 피해 상담 문의가 매주 1-2건씩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총 2건의 ‘몸캠 피싱’ 신고가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회사원 A(44)씨는 얼마 전 자신의 휴대폰 주소록에 저장된 일부 지인들에게 뜻하지 않는 메시지가 전달된 사실을 알게 됐다.
지인들에게 전송된 메시지에 “이벤트 영상입니다. 좋은 하루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옷을 다 벗고 음란행위를 한 자신의 모습이 담겨진 영상이 있다는 사실을 안 A씨는 최근 랜덤채팅 모바일 앱을 통해 30대 여성과 옷을 벗고 영상통화를 한 사실이 문뜩 떠올랐다.
하지만 A씨의 고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불특정인에게 돈을 입급하라는 협박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들은 A씨의 휴대폰 등을 해킹한 후 “음란행위 장면을 가족들과 다른 지인들에게 보내겠다”며 50만원을 요구한 것이다.
A씨는 불특정인이 요구한 돈을 입금했으나 “이번엔 다른 지인들에게 보여주겠다”는 등의 협박이 끊이질 않았다. 계속된 협박에 시달린 A씨가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불특정인은 해당 메시지와 영상을 A씨의 휴대폰에 저장된 모든 지인들에게 유포했다.
A씨는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이 소중한 지인들을 모두 잃게 만들었다”며 “앞으로 지인들을 볼 낯이 없는데다, 세상 사는게 너무나 두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회사원 B씨도 A씨와 동일한 수법으로 ‘몸캠 피싱’ 사기 피해를 입고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B씨는 “돈을 요구하는 협박을 아예 무시하다가 지인들의 볼 낯이 없게 됐다”면서 “차라리 모든 요구를 들어줬으면 상황이 달라졌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경찰은 피의자들의 요구를 끝까지 들어줬라도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몸캠 피싱’ 사기의 특성상 피해자들이 관련 영상이 유포될 것을 두려워해 송금 요구에 응하더라도 계속해서 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모르는 사람과의 채팅은 피하고 알 수 없는 파일은 클릭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조언했다.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몸캠 피싱의 경우 중국 등 해외발 범죄가 대부분이어서 피의자 검거가 어려운 만큼, 예방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낯선 사람과의 채팅을 주의하고 피해를 당했을 경우에는 상대방이 보내준 계좌번호 등 즉시 채팅 화면을 경찰에 신고한 후 스마트폰을 초기화 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