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밀한 유혹…‘가짜 연인’ 주의보 온라인상 ‘벚꽃·연휴 여행’ 애인대행 알바 성행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
| 2017년 05월 02일(화) 20:03 |
과거 익명 커뮤니티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던 ‘애인 대행 알바’가 ‘벚꽃 알바’, ‘여행 알바’와 같은 이름으로 온라인상에서 성행하고 있다.
더욱이 애인 대행 아르바이트는 범죄의 온상, 특히 청소년 범죄 등 성범죄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높은 만큼 사법기관의 각별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실제로 취재기자는 최근 광주 한 카페에서 여행 알바를 계획 중인 한 여대생을 만났다.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A(23·여)씨는 5월 달력에 빼곡히 적힌 일정들을 가리키며 진한 화장을 고쳤다. A씨는 “놀러가서 돈 버는 알바, 이보다 더 좋은 용돈벌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력에 적힌 내용들에는 각기 다른 남성들의 이름과 장소, 시간, 휴대폰번호가 적혀있었다. 또 조그맣게 써진 금액(8천-1만2천원)이 아르바이트임을 명시했다. 가격이 높을수록 별 모양 스티커가 중요도를 나타내는 모습도 엿보였다.
A씨는 “남성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을 우려해 반드시 이틀 전 절반 금액은 선불로 받는다”며 “스킨십은 그날 기분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받아준다”고 귀띔했다.
A양의 작은 다이어리 달력에는 10일간 별들이 가득했다. 일정대로라면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대통령선거일 등 9일까지 모두 16명의 남성과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하루 많게는 3명과의 약속이 잡힌 날도 있었다.
석가탄신일(3일)과 어린이날(5일) 사이에 있는 샌드위치 연휴인 4일의 경우 밤늦게 여행이 시작된다. 최근 시험을 치러 이틀 정도는 학교에 빠져도 상관없다는 A양은 돈을 벌어 해외연수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A양은 이달 초 함께 벚꽃 구경을 하러 가는 일명 ‘벚꽃 알바’로 고수입을 내기도 했다. ‘벚꽃 알바’를 했다는 B(20)양은 “건전한 데이트라는 모집 글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벚꽃 알바에 지원했다가 30대 남성이 갑자기 스킨십을 해 도망쳤다”며 “벚꽃도 보고 용돈도 벌 수 있다고 생각해 지원했다가 큰일 날 뻔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모바일 채팅 게시판에서는 ‘황금연휴에 같이 드라이브 갈 알바생 구한다’는 등 여행 아르바이트 글을 찾아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경찰은 현행법상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SNS상에서 개인간 계약이 이뤄지는 아르바이트에 대해서는 제재할 방법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아르바이트는 미성년자를 고용하려면 보호자의 근로동의서가 필요하지만 SNS에서 개인간 계약이 이뤄지는 알바는 제재할 방법이 따로 없다”며 “더욱이 현행법상 애인 대행 알바를 막을 근거가 없어 단속에도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