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근로정신대 인연의 의미 이호행 사회부 기자

2017년 05월 23일(화) 19:05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각계 해묵은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시민들이 대통령에 대한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에 한·일시민단체도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행보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과거 문 대통령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대리인을 하는 등 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일제강점기 미쓰비시 중공업 히로시마 기계제작소에 강제로 동원된 피해자 6명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강제근로 피해자들이 한국 법원에서 일본 기업을 처음으로 제소한 사건인데 당시 문 대통령은 원고 측 대리인 중 한명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02년 3월부터 2006년 11월까지 준비서면 및 증거 자료를 제출하며 재판에 직접 관여했다. 특히 2002년 9월 사건 규명을 위해 김종필 전 총리를 증인으로 출석을 신청해 재판부가 이를 채택하기도 했다. 이후 해당 사건은 2013년 7월 부산고등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진 뒤 피고 미쓰비시 측이 재상고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문 대통령이 물꼬를 튼 덕분에 광주에서도 일제 강제근로 피해자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광주에서는 근로정신대 관련 총 3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됐으며, 두 번째 소송은 다음달 16일 1심 선고가 예정된데 이어 같은달 30일 세 번째 변론을 진행한다. 또 후보 시절 김정숙 여사도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 댁을 2012년과 2017년 찾아뵙고 안부를 살핀 인연이 있다. 그렇기에 최근 시민모임 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역사를 잘 알고 있어 이 문제를 풀어주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9년 만에 37주년 5·18민주화운동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진상규명 의지를 밝혀 광주시민들의 응어리진 가슴을 풀어주듯이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