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재연’ 금남로 붉게 물들이다 ● 청소년 민주주의 축제 ‘레드페스타’ 가보니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당시 오월 체험부스 큰 호응 ‘오월 정신 계승’ 퍼레이드 등 다양한 공연 전개 눈길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2017년 05월 28일(일) 20:26

“5월을 꼭 기억하겠습니다” 1980년 5월 항쟁을 경험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5월을 기억하고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레드페스타(REDFESTA)’가 지난 2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당시 5월 상황을 재연하는 등 거리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계엄령을 즉각 해제하라! 민주주의 만세!”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재연하고 2017년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이슈를 담은 청소년 민주주의 축제 ‘2017 REDFESTA(이하 레드페스타)’가 지난 27일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날 행사 곳곳에는 빨간색 현수막과 문구 등 적색 계열의 티셔츠를 입은 청소년들로 거리 전체가 붉게 물들었다.

오후 1시30분께 광주역에서 출발한 청소년과 시민 650여명이 금남로 본 행사장에 도착했다. 40분에 걸쳐 도착한 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부르며 들어왔다.

거리퍼레이드 첫 번째 행렬에는 공연팀 청소년들이 군복과 옛 교복을 입은 채 그 당시 오월을 회상케 했다. 이들 뒤로 수많은 학생·시민들이 뒤따랐다.

퍼레이드에 참여한 학생들은 피로 물든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구도청 앞 본무대로 힘차게 행진했다. 이들의 손에는 ‘비상계엄령 즉각해제’, ‘오월정신 계승’ 현수막 등이 들려 있었다.

행사장 곳곳에는 1980년 당시 오월을 떠올릴 수 있는 5·18관련 체험부스와 상황극이 열렸고, 행사장 주무대에는 다양한 공연 및 퍼포먼스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체험부스에는 ‘선배들의 희생으로 5월을 배웁니다’, ‘문구와 미술로 되살아나는 5·18민주화운동’ 등이 내걸렸다. 또 거리 한 가운데에는 붉은 박스로 도청을 형상화한 놀이 ‘테트리스 도청을 쌓아라’와 2m 높이 가량 철 구조물에서 공을 던져 박스를 무너뜨리는 ‘도청을 사수하라’ 체험부스가 운영돼 참가자들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거리 퍼레이드에 참여한 임효정(17·여 살레시오여고 1학년)양은 “잠깐이지만 걸어오면서 그 당시 5월을 떠올릴 수 있었고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계엄군 역할을 맡은 공연팀 오정우(18·서강고 2학년)군은 “계엄군 역할을 맡아 마음이 무거웠다”며 “아무리 연극이라도 시민들에게 죄책감이 드는 것은 물론 시킨대로 할 수밖에 없는 군인들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기도 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이다”고 귀띔했다.

30여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참가한 광주청소년수련원 민상원(28) 지도자는 “5·18역사를 청소년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주고, 청소년들이 이날을 되새길 수 있는 정말 의미 깊은 행사”라며 “참여한 학생들이 느낀 5·18민주화운동은 모두 다 다르겠지만 광주에서, 대한민국에서 청소년들이 절대 잊어선 안 되는 역사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금남로 1가 전일빌딩 앞부터 금남로 3가 금남근린공원 앞까지는 교통이 통제되고 시내버스 노선은 우회했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