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재준 박사의 책으로 세상읽기] 어제의 나를 이겨내야 한다 ‘다시, 연습이다’ 글랜 커츠 지음 도시·지역 개발학 박사 |
| 2017년 06월 04일(일) 1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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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몇 년 전부터 수영과 기타를 배우고 있지만 겨우 흉내 내는 수준에 불과하다.
새벽에 다니는 수영은 지각과 결석이 습관이 됐다. 이러다 보니 수영 실력이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직장에서 매주 화요일 배우는 기타 역시 2년여 됐지만 아직도 초보수준에 머물고 있다. 괜히 빈약한 두뇌와 소질 없음을 탓하거나 바빠서 연습할 시간이 없다고 애써 위로해보지만 초라한 변명일 뿐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해야 재미도 느끼고, 즐길 수 있는데 탁하고 엉성한 기타 소리는 가뜩이나 심란한 나에게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초반의 열정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설상가상 진도에 쫓길 때면 ‘괜히 시작했구나’하고 의기소침해져 포기 직전에 이른다.
결국 이처럼 나약한 정신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을 자책하곤 한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피나는 노력 없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점은 흘린 땀의 양과 연습량에서 비롯된 것 같다.
‘다시, 연습이다’는 꾸준한 연습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저자인 ‘글렌 커츠’는 여덟 살부터 기타 레슨을 받았고 실력을 인정받아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하지만 스스로 재능이 부족하다고 여기고 전문 음악가의 길을 포기했다. 그토록 즐겨했던 기타가 상실과 고통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그가 안락한 생활을 구가하며 서른다섯 살이 될 때까지 기타는 계속 벽장에 잠들어 있었다.
어느 날 ‘손맛’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 벽장에서 기타를 꺼냈지만 끔찍한 느낌이 가득했다. 현은 모두 죽었고 나무판은 차갑고 닫혀 있었다. 손가락은 그 방법을 다 잊은 지 오래였다. 순식간에 폭삭 늙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그는 다시 기타를 벽장에 집어넣고 완전히 잊어버리고 지냈다. 이후 부모님이 집을 정리하면서 찾은 낡은 상자를 보내준 적이 있었다. 그 안에는 음악원 시절의 일기장과 악보가 들어있었다. 그는 연습만 하고 살았던 수많은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벽장에서 다시 기타를 꺼냈다. 비로소 그의 손 안의 온기가 느껴졌다.
그가 열일곱 살 때 카네기 홀에서 기타 거장인 ‘안드레 세고비아’ 연주를 듣고는 그와 같은 음악가를 되길 원했었다.
하지만 기타를 그만두고 다시 시작한 이후에는 세고비아를 우상으로 삼은 연주에서 얽매이지 않는 자신만의 새로운 이상을 직접 만드려 했다.
완벽한 연주란 무엇일까? 이 의문의 답을 찾는 것이 규칙적으로 연습을 하는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습은 그 자체로 완벽에 도달하려는 꿈이다. 연습이야말로 스스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발전하고 성장하고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해주는 내적인 전환점으로 보았다.
글렌 커츠는 지난 80년 동안 늘 똑같은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먼저 ‘바흐’의 피아노곡 프렐류드와 푸가를 연주한 후 본격적인 기타연습을 준비한다. 그는 매일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지만 지루함보다는 늘 새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연습에 대한 의미심장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연습은 시간이라는 현실을 피할 수 있는 꿈의 세계가 될 수 있다. 뭐든 다시 할 수 있을 거라 믿어라. 완벽한 도달할 시간이 충분할 거라고 믿어라. 대신 매일 연습해야 한다. 연습을 하지 않으면 결코 실력은 향상되지 않는다”고 상기 시킨다.
또한 연습은 “움직임과 표현에서 더 큰 즐거움을 찾아내는 태도다. 이것이 바로 연습의 본질이다”라고 일깨워 준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연습의 과정은 고독하고, 막막한 동굴 속을 헤매는 긴 여정이다. 그리고 중간에 포기하고 후회한다.
우리는 꿈의 크기에 상관없이 성취를 위한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
나약한 인간의 마음은 편안함을 추구하고, 습관적으로 과거로 돌아가려는 회귀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의 나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도시·지역 개발학 박사
도시·지역 개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