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석의 경제 포커스]문재인정부, 지역현안 방정식의 해법 |
| 2017년 06월 06일(화) 1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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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정부는 탄핵 정국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공식 인수 위원회를 꾸리지 못했다. 대신 지난달 16일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 기획, 경제1, 2, 사회, 정치행정, 외교안보 등 6개 분과위원회에 34명의 위원들이 최장 70일간 활동을 펼치게 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통상적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역할을 대신하여, 정부의 조직과 기능, 예산 현황파악, 정부의 정책기조 설정 등에 관한 대통령 자문 역할을 담당하며, 국정목표와 국정과제를 구체화하고 운영 종료 시점에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한다. 역대 정부에서 볼 수 없는 속도전이다.
최근 언론에 이 위원회의 활동 상황이 주요하게 보도되고 있다. 어떤 부처는 국정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업무 보고 시에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실제로 국정과제를 성사시키는데 큰 힘을 갖는다.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예산사업에 우선적으로 과제를 반영 할 수 있으며, 실행력을 확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정부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지역 관계자가 중앙부처와 국회를 방문하여 읍소 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지역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사업은 그리 많지 않다.
영리한 지방자치단체라면 국정 초기 과정의 이러한 절차와 구조를 이해하고 지역의 현안 사업을 국정과제에 반영하기 위해 최대한 뛰어야한다. 공약 사업에 반영되었다 하더라도 끝내 실현되지 못하고 유야무야되는 것은 이런 절차적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또한 이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거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경험에 비춰보면 절차적 과정 없이 사업을 정치적으로만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선, 사업 소관 중앙부처를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관 부처의 검토를 통과해야 중앙부처의 사업 타당성 분석 이후 지금과 같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안건에 상정될 수 있다. 소관부처를 통한 국정과제 반영이 지역사업을 실현시키는 최고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중앙부처의 공무원을 설득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은 그 어떠한 과정보다 어렵다. 아무리 정책 사업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해도 중앙부처의 재정 타당성 분석을 거치지 않고 반영시킨다는 것은 무리다. 실제로 재정타당성을 입증하지 못해 수포로 돌아간 지역의 현안 사업들이 수두룩하다. 물론 타당성 분석 없이 국정과제로 채택되는 일도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치매 국가 관리제’ 또는 ‘국공립 보육시설 대폭 확충’ 등이 그 예다. 이런 중점정책들은 국가 지도자의 결단으로 수행되는 것이지 통상적인 절차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 기대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어느 지방자치단체이건 국가 재정지원 없이 자체적인 힘으로 지역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정치권이 정책과제를 발굴하여 이를 국정과제에 반영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역할과 기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저마다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국정과제에 반영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경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광속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걸음마 연습 중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은 때되면 저절로 떨어지는 감이 아니라 치열한 제로섬의 전쟁터다. 당장이라도 대규모의 정책분석팀과 정책개발TF를 꾸려서 가동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보다 적극적이고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하다. /광주U대회 사무총장·전 광주시 경제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