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는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ssnam48@kjdaily.com |
| 2017년 06월 07일(수) 1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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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변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권은 교체되고 정치인들은 부침하고 있으나, 정치는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제도적인 문제가 그대로이고 정치인 수준도 그대로인데 변화를 기대한다는 것도 무리입니다. 국민들은 더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형사고가 일어나도 대통령이 탄핵되어도 주변의 풍경과 사람들의 생각·태도는 그대로입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모임장소에 늦게 나타나고, 새벽거리에는 쓰레기가 줄지 않고, 교통질서도 그대로이며 안전사고가 줄었다는 보도도 없습니다. 목욕탕에서는 여전히 무례무식하고 식당에서의 안하무인 분위기도, 무시되는 공중질서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남들에게는 변화를 요구하면서 자신들은 한치도 달라질 생각이 없습니다. 기초와 기본이 변하지 않는데 사람이나 제도가 바뀔리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당신은 달라졌느냐’고 묻는데, 노영대변호사는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고, 더더욱 법과원칙을 지키고 기본에 충실한 투명한 삶을 살려한다’고 적었다.
그렇다. 우리는 지난 촛불정국에서 우리사회의 ‘법과 원칙, 기본’이 무너지면 어떤 참화가 오는지 똑똑히 목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하면서 전 김수남 검찰총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법원 역시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전직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다.
검찰과 법원, 사법부 핵심이 ‘법과 원칙’으로 전직대통령을 구속한 것은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법치국가는 국가의 모든 권력이 법에 의하여 규율되며,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한 나라를 말한다. 법치국가의 관점에서 보면 법을 위반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라고 하여 특별한 혜택을 받을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법을 위반하고 법치를 허문다면 민주적 정당성의 토대는 사라지고 범법이 판을 칠 것이다.
그래서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두고 탄생한 이 정부의 화두는 ‘법과 원칙이 서는 사회’다.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어떤 지위든 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음을 인식하고,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가 이루어져야 대한민국은 발전한다. 법과 원칙을 벗어난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아야 하며, 법과 원칙이 국가와 사회를 지배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법과 원칙이 다시는 허물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여야 한다. 법과 원칙이 살아 숨 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지 못한다면, 앞서 노영대변호사가 염려하듯이, 한 때의 의미 없는 일에 불과할지 모른다.
특히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의 ‘법과 원칙’은 정의와 진리에 입각해 국민 누구나 수긍하는 국가공동체의 ‘선’이어야 한다. 그런데, 새정부의 장관이나 각료 청문회를 놓고 여당이나 야당이 사용하는 ‘법과 원칙’은 그 잣대가 다르다는 점에서 ‘맘대로 적용하는 법과 원칙’이란 생각이 든다. 법을 적용하기 힘든 도덕에 관한 것이라도 ‘국민 상식’이 기준이다.
올해 1월 미국연방대법관 청문회에서 닐 고서치에게 의원들이 물었다. ‘대통령에게 미국의 법을 위반할 권한이 있나’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 ‘대통령이 만약 판결을 뒤집으라는 요청을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문 밖으로 나가겠다’ 당시 많은 세계인이 이분 말에 감동했다. 권력이 아닌 법치의 편에 서겠다는 당연한 얘기인데 말이다.
그 즈음에 법과 원칙을 권력 아래에 두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최종변론서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요즘,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자신의 정당을 지키기 위한 이기심을 자신이 정한 법과 원칙이라고 설파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과 분열도 ‘법과 원칙’&‘명분과 실리’가 충돌하며 ‘바른 판단과 정의’가 실종되는 경우가 왕왕있다. 그 피해는 지역민에게 돌아가는데 말이다.
새정부 들어서 두 당(국민의당·더불어민주당)의 ‘법과 원칙’ 전쟁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장관 후보를 놓고, 위법을 했으면 법과원칙에 따라 물러나라 & 위법 부분이 있으나 대의적으로 봐달라, 정략적으로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그러나 이런 논쟁을 보면서 호남인들은 ‘법과 원칙’이 정치적으로 거래될 사안인가, 지켜보고 있다.
호남이 전략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선택한 것은 ‘보다 개선된 삶에 대한 미래의 희망과 정책 변화’를 고대했기 때문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개혁작업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개혁이 국민정신을 제자리로 돌려세워야 하고 결코 실패해서는 안 될 과제인지라 그 일을 해야할 각료들의 선택 기준도 조마조마 지켜보고 있다. 문재인대통령이 개혁과 법의 공정한 조화를 통한 고도의 통치기술을 발휘해 온 국민이 ‘법과 원칙’위에 바로 서길 바란다.
앞서 ‘작은법률’에서 노영대 변호사가 말했듯, 정치인이 ‘법과 원칙’을 지켜야 국민도 ‘기초와 기본’을 지키지 않겠는가.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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