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산하기관장 장기 공백 어쩌나 광주시의회, 인적 쇄신 무색 ‘무원칙·불공정’ 비난 시민사회단체 경고도 묵살…내부서도 우려 목소리 임동률 기자 zero@kjdaily.com

2017년 06월 14일(수) 19:48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장 장기 공백 사태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윤장현 시장은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내세웠지만, 6개월 이나 주인을 찾지 못한 ‘빈 자리’가 한 둘이 아니다. 본래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

시의회는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그 마을은 결국 무법천지로 변한다’는 이른바 ‘깨진 유리창’ 이론까지 빗대면서 ‘예견된 실패’를 꼬집었다.

주경님(서구4) 의원은 14일 열린 광주시의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그동안 동료의원 및 시민사회단체의 다양한 경고가 있었다. 이제는 해당 기관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를 넘어 장탄식마저 나오는 실정”이라며 기관장 인선 과정을 지적했다.

주 의원은 이어 “지금 상황은 외부의 새로운 인적 동력을 충원하기보다 세워진 계획에 따라 충실한 사업추진과 공적인 성과를 도출해내는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며 민선 6기가 갈무리 되는 시점을 고려한 내부인사 발탁을 촉구했다.

김용집(비례) 의원은 독자적인 인사채용원칙을 세우자고 강조했다. ‘깨진 유리창’을 안이하게 대하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 뒤따랐다.

김 의원은 5분 발언에서 “병역면탈과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문제가 있는 사람은 고위공직자로 임용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5대 인사배제 원칙처럼 광주시도 공공기관장채용에 관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 열린 신용보증재단과 도시철도공사, 여성재단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보면 후보들의 세금탈루와 표절,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집행부에서 후보에게 응모를 권유하고 자료제출에 협조해 불공정시비 마저 일고 있다”며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공기업 및 산하기관 뿐만 아니라 청문회 없이 시장이 직접 임명하는 기관장까지도 ‘광주형 인사원칙’을 만들어 적합한 인재를 인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시장은 올해 초 8개 산하 공공기관장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수리했다. 인적쇄신이 이유였다.

하지만 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지난달 24일서야 임명됐고, 지난 4월 신용보증재단 이사장·평생교육진흥원 원장, 3월 교통문화연수원 원장·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본부장이 임명돼 기관들은 최소 3개월 가까이 대표 공백 사태에 시달려야 했다.

최근 여성재단 대표 후보가 가까스로 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될 전망이지만 아직도 도시공사와 문화재단은 기관장 없는 기관으로 남아있다.

도시공사는 지난 2월10일과 3월14일 두 번이나 대표를 공고했지만 ‘셀프 추천’ 등으로 1차 공모가 무산된데 이어 2차 공모도 후보자의 크고 작은 하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지면서 결국 후보자 스스로 자진 사퇴했다. 이후 7인의 임원추천위원 전원이 일괄 사임하면서 후보자 공모에 앞서 임원추천위원 재구성부터 해야 할 상황이다.

문화재단 역시 지난 2월 지명한 이사장 후보 2명에 대해 광주시가 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건 뒤 일부 임원추천위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중도 사임해 진척이 없는 실정이다.
/임동률 기자 zero@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