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가 역설한 추경 가뭄 대책비의 당위성

2017년 06월 19일(월) 18:48

사상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주관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가뭄 대책비 마저 사실상 바닥난 상황이다. 전남도를 비롯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요구하는 예산을 지원할 방법이 없다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총리가 무안과 신안군 등 도내 피해현장을 찾아 바짝바짝 말라가는 농작물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농민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고통을 전해 들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또 직전 전남지사를 지냈던 만큼 이 총리는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 했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호남 지역은 가뭄 대책비를 지원받지 못했고, 농민들의 애타는 심정을 배려하고, 급한대로 불을 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농림부의 예산도 거의 바닥난 상태다. 남은 예비비로는 건의 사항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수 없다”며 “기획재정부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국회 협의 과정에서 (추경 예산을) 반영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중장기적 대책도 주문했다. 가뭄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는 영산강 4단계 사업의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한 것이다. 이 사업은 무안과 신안, 함평, 영광 등 4개 지역 1만6천700여㏊의 논과 밭에 급수관으로 영산강 물을 공급하는 공사다. 하지만 착공된 지 17년이 경과됐음에도 진척도는 45%에 머물러 있다.

이 총리의 언급처럼 전남 서부, 충남 서부, 경기 서남부 지역의 가뭄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전남 지역은 벼 1천272㏊(물마름 633㏊, 시들음 320㏊, 고사 319㏊)가 피해를 입었고,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수율 70% 미만인 전국 287개 저수지 중 전남이 98개소로 전체 34%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도는 용수개발 사업비 100억원 지원을 건의하고 가뭄 대책 사업비 50억원을 긴급 배정하는 등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 총리는 민생 행보를 통해 추경 1번으로 가뭄 대책비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벼 농사는 농업의 기본이라 했다. 물을 대지 못해 갓 심은 모가 말라죽는 현실에 농민들은 지금 절망하고 있다. 언제까지 하늘만 원망해야 하느냐는 장탄식이 나온다. 정부가, 국회가 총력 지원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