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고공행진…새 정부 손 놓을텐가

2017년 06월 20일(화) 18:55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국민 대표 간식인 치킨이 2만원 시대를 예고하는가 싶더니, 축산물에 각종 농식품, 채소류, 과일까지 줄줄이 오름세다. 서민가계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 참에 왜곡된 유통구조의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높다.

잠시 소강국면이긴 하지만 AI(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계란·닭고기 등 축산품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수산품의 경우, 닭고기(17.8%)와 달걀(8.9%)이 전월 대비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축산물이 5.1% 뛰었다.

닭고기(66.3%), 달걀(124.8%), 오리고기(46.2%)는 전년동월 대비 크게 올랐다. 수산물은 냉동오징어(79.3%), 조기(69.4%) 등이 급등했다. 엎친 데 덮쳤다는 표현이 딱 맞는다. 사상 최악의 가뭄에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주요 농산물, 과일 가격도 인상되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노지 채소류의 대표 격인 양파의 경우 이날 20kg 기준 도매가격이 2만4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천-1만6천원에 비해 9천원(60%) 정도 껑충 올랐다.

또 통계청이 사과, 배, 포도, 귤, 딸기 등 소비자들이 자주 사 먹는 과일 15개 품목의 물가를 바탕으로 계산한 과실물가지수가 118.15로 2013년 5월(118.18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폭염 탓에 작황이 부진했던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고공 행진인데, 올해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상승 폭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더불어 바다수온 상승에 따라 적조 피해도 예상돼 어패류의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상황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제반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들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극심한 가뭄에 본격 여름철로 접어들면 무더위가 지속할 수 있다.

한마디로 비상이다. 정부도 두 달여 만에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농축수산물 등 생활 밀접 품목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뭄과 폭염, AI 등 물가 위협요인이 큰 편이다.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물가 대책의 효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전력투구해 주길 바란다. 치킨 등 간식은 고사하고 아이들의 반찬 마련까지 주머니를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의 아우성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