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광주와 호흡하는 ACC 정겨울 문화부 기자

2017년 06월 22일(목) 19:37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개관한 이후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전당에 서운한 것도, 바라는 것도 많았습니다. 예술인들이 창작 성과를 발표하고 선보일 기회를 전당에서 마련해주지 않아서였죠. 지역작가 소개전을 계기로 향후 광주미술계의 발전이 기대됩니다.”

오는 8월20일까지 ACC에서 첫 지역작가 소개전을 갖는 광주지역 대표 원로 서양화가 황영성 화백의 말이다.

사실 그렇다. ACC에서 매년 광주·전남지역 작가를 선정해 조명한다는 계획은 놀라운 변화다. ACC는 2015년 11월 개관 이후 1년간 지역 협력 분야에선 사실상 빵점짜리 기관이었다. 서울·수도권과 다양한 해외 문화 콘텐츠를 선보였을 뿐, 지역과의 협업은 등한시했다.

하지만 최근 ACC는 진입 문턱을 낮추고 지역 문화예술계와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국제아트페어 ‘아트광주2016’을 개최한 데 이어, 광주시립예술단과 공연도 함께 제작했다. 지난 4월 ACC 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광주시립극단의 연극 ‘맥베스411’, 광주시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은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달 초 광주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한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은 각종 거리극을 선보이며 3일간 10만여명의 관람객을 모으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오는 9월 2017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일부 행사, 내년 제12회 2018광주비엔날레 주전시 등도 ACC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ACC가 다양한 행사를 통해 지역과 협력하면서 광주시민들은 ACC와 더욱 친숙해지고 있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ACC는 다가가기 어려운 곳’이란 여론이 지배적이었다면, 이제 광주시민은 ACC를 지역민의 문화놀이터로 생각하는 듯 하다.

광주와 ACC 사이, 점점 좁혀지는 거리는 향후 광주문화계의 미래에 대해 더 큰 기대를 갖게 한다. ACC 어린이문화원에서 놀고, 예술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하며 자란 광주 꿈나무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ACC가 구체적인 미래 비전, 정체성 확립을 바탕으로 광주와 함께 커나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지역을 품은 ACC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품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