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우수영 ‘문화마을’ 탈바꿈…관광명소 날갯짓 전통·현대 공존하는 ‘지붕없는 미술관’ 재탄생 문체부 주관 마을미술프로젝트 ‘소울’ 본격 가동 작품 설치·커뮤니티 공간·만화갤러리 등 갖춰 해남=김병용 기자

2017년 07월 04일(화) 19:30

해남 우수영마을이 문화마을로 탈바꿈 돼 눈길을 끌고 있다. 우수영 문화마을에 조성된 벽화 앞에서 관광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골목길에 조성된 갤러리 모습. /해남군 제공

명량대첩의 역사가 살아있는 해남 우수영이 문화마을로 거듭나 눈길을 끌고 있다.

해남군은 지난 2015-2016년에 걸쳐 문화관광체육부의 마을미술프로젝트를 통해 문내면 우수영 일원에 문화와 예술을 입힌 우수영문화마을을 조성했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우수영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하고 전라우수영 수군진 문화와 전통문화예술, 공공미술을 결합한 문화예술마을로 재탄생했다. 특히 주민들은 마을 자체에 대한 자부심이 누구보다 크고, 늘 그 정신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살아왔기에 이 프로젝트의 주제 역시 ‘소울(soul)’로 설정했다. 소울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영어 단어가 뜻하는 그대로 ‘정신’ 또는 ‘혼’이며, 다른 하나는 ‘울돌목의 미소’라는 의미로 미소의 ‘소(笑)’와 울돌목의 ‘울’이 합쳐진 신조어다.

해남군은 올해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해 공공미술전문기관인 (재)아름다운맵에 위탁해 과거 뱃사람들의 여관으로 사용됐던 건물을 카페로 조성하는 등 추가 사업을 마무리해 더욱 풍성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옛 제일여관의 부엌을 개조해 만든 정재카페.

명량대첩 당시 배후지였던 문내면 동외리, 서상리 등 10개 마을을 대상으로 한 문화마을 조성사업은 전라우수영 성지가 있었던 우수영의 역사적 정체성과 현재를 살아가는 우수영 사람들의 삶을 담은 벽화, 조각, 설치 작품을 비롯해 아트하우스, 만화갤러리 등이 설치돼 마을 전체를 볼거리 가득한 미술관으로 재탄생 시켰다.

해남군은 주민이 떠나버린 낡은 흙집을 문내면의 특산물인 목화로 만든 포목을 판매하던 ‘면립상회’로, 제일여관 건물은 정재카페로 탈바꿈 시켰다. 또 영업이 중단된 현대부동산은 ‘복덕방’이라는 강강술래를 체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됐다. 마을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만화책에 담은 만화갤러리도 볼거리다. 주민들의 사진과 영상으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소울 아카이브관 등 골목 구석구석 이야기거리로 가득찬 문화 공간들이 들어섰다.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낮게 이어진 지붕 밑 담벼락에는 명량의 역사에서부터 이어져온 우수영 사람들의 깊은 사연이 벽화로 담겼다.

이밖에도 우수영문화마을은 3년에 걸쳐 곳곳에 67점의 공공미술 작품이 설치돼 마을 전역이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변화됐다. 마을 초입부터 충무사를 지나 망해루까지 시행된 사업은 이순신장군과 주민들의 삶을 담은 이야기, 우수영마을의 전통민속문화가 주요 모티브가 됐다.

회화, 조각, 설치, 영상미디어, 공예, 커뮤니티프로그램,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프로젝트는 벽화와 조형작품, 빈집을 갤러리로 바꾼 아트하우스, 만화갤러리, 커뮤니티센터, 길 갤러리 등 매우 다채로운 작품들로 구성됐다.

해남군은 작품 설치 외에도 우수영 오일장 장터축제 운영과 마을 주민들의 해설사 활동, 각종 공연과 공모전 등을 통해 문화마을의 자생력을 키우고 있다. 또 운영의 내실을 기해오면서 우수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016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마을로 성장하고 있다.

한편 해남군은 4일 우수영문화마을 공공미술프로젝트 개막식을 개최하고 개막식과 함께 3년 동안 조성된 67점의 작품을 둘러보는 아트로드 투어를 진행한다. 개막식에서는 문내면 특산물을 세발나물을 소재로 한 떡 만들기와 품평회 등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우수영이 문화예술의 새로운 색깔을 더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문화마을 조성으로 우수영이 관광 명소로서의 위치도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남=김병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