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관이 있는 아름다운 동네 김차순 |
| 2017년 07월 06일(목) 19: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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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길화백은 천장 높은 작업실에서 ‘빛’의 테마작을 그렸고 나는 미술관 운영을 도모했다. 참으로 퍽퍽했지만 또 행복한 세월이었다. 그렇게 흘러갔다. 그리고 시간의 축적 속에 이 동네가 문화예술동네로 부각되었다. 배고픈 다리에서 증심사 입구까지 ‘의재로’란 이름을 얻었으며 다른 미술관과 문화시설들이 들어왔다. 우제길미술관이 선구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우제길 미술관은 광주·전남 사립미술관 1호다. 힘들지 않았다면 가식일 게다. 고단했다. 그렇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을, 보람 있는 일이었다.
사방에 논과 밭 뿐 이었던 주변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증심사 지구 개발로 증심사 아랫마을 식당이 우제길미술관 주변에 들어섰다. 소위 이주단지가 조성된 것이다. 새 건물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면서 논과 밭 대신 건물로 들어찼다. ‘우제길미술관’이 이대로 가선 안 되겠다는 절박감이 들었다. 우제길미술관의 증축은 그런 주변 변화에 발맞춰 시작된 것이다. 증축계획과 더불어 공원화 사업을 추진했다. 오래 전에 우제길미술관 단독으로 있을 때와는 건물이 들어선 이후의 이미지는 달라져야 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도 미술관의 쓰임새를 고려한 증축이 불가피했다. 건축가 승효상 선생을 찾아가 설계를 부탁했다. 승 선생이 나중에 이런 말을 했다. 문화적으로 내실이 다져진 김 관장을 보고서 설계를 결심했다고. 그렇게 하여 우제길 화백의 ‘빛’을 테마로 한 미술관을 증축하기 이르렀다. 동시에 미술관 옆 부지를 지원금을 따와 공원으로 꾸몄다. 국비와 시비, 그리고 구비를 받아서 공원을 조성했다.
공원 역시 승효상 선생이 설계를 했다. 작은 콜로세움이다. 열린 무대가 있고 그 위로 잔디밭이 꾸며졌다. 작은 타원형의 객석과 야외무대를 갖춘 자그마한 푸르른 공원이 만들어졌다. 공원 한 가운데 서석대를 이미지화한 우제길 화백의 설치미술이 세워져 있다. 이 야외무대에선 야외공연이 진행되곤 한다. 시민 누구나 와서 야외무대를 꾸며 야외 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 동시에 동네사람 누구나 나와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으로 가꿨다. 이 공원 부지는 기부 체납했다.
우제길미술관만 홀로 빛나는 것으로 안 된다고 생각했다. 파주 헤이리처럼 문화예술동네가 되어야 한다고 꿈꿨다. 그래서 우제길미술관 증축 설계와 야외공연장 설계를 맡은 승효상 선생을 비롯해 유명한 건축가들을 이웃 건물주들에게 소개했다. 그렇게 해서 최근 한 건물이 세워졌고 또 다른 건물주도 특색 있는 건물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 동네가 미술관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문화예술동네로 단장되어가고 있다.
운림중학교 앞에서 미술관 가는 뒷길로 접어들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문화적 향기와 예술적 감성이 뚝뚝 묻어난다. 그래서 이 골목에 들어서면 눈이 즐겁고 행복하다고들 한다. 미술관이 있는 아름다운 동네 가꾸기를 지속적으로 펴나갈 생각이다. 문화가 그립고 예술이 생각나면 우제길미술관 골목으로 오면 된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 꿈틀거리고 함께 호흡하는 공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제길 미술관 동네로 여름마실 나오시길 권한다. 누구나 환영한다. 녹음이 우거져 청량감이 들고 문화와 예술이 넘실대는 문화도시 시민으로서의 자존감을 높여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