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건설인 최초 ‘이포카-최’상 수상한 유현 남양건설 상무

“국내 건설산업 모두 윈윈하도록 노력 펼치겠다”
“마형렬 회장 등 전직원 혼연일체 경영정상화”
남양건설, 하계U대회 수영장 건설상 ‘겹경사’
“부족한 것은 채우며 여성 섬세함 내세워 진력”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2017년 07월 12일(수) 20:11
남양건설은 지난달 2일 서울에서 열린 제43차 이포카 한국대회에서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수영장을 성공적으로 건설한 공로를 인정받아 건설산업상 건축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U대회 남부대국제수영장 전경.
적극성과 섬세함으로 무장한 여성 건설인들의 도전이 계속되면서 건설업계의 금녀의 벽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너를 제외한 건설업계 유일한 여성임원인 유현 남양건설㈜ 상무가 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 18개국 건설단체들의 국제행사인 ‘제43차 이포카(IFAWPCA) 한국대회’에서 한국 여성건설인으로는 최초로 ‘이포카-최(IFAWPCA-Choi)’ 상을 수상해 화제다. 이 상은 지난 1981년 삼환기업 최종환 명예회장의 기부금으로 제정된 것으로 건설현장 기술자들의 인식제고와 현장 관리제도 및 절차, 시공방법, 기술 향상 등을 위해 주최국 건설인에게 수여된다. 유 상무는 고된 업무 강도로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건설현장에서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무기로 회사 발전은 물론 국내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제43차 이포카 한국대회’에서 건설산업분야에 공로가 큰 건설인에게 주는 ‘이포카-최’ 상을 수상했는데. 이포카 대회는 무엇이며, 수상 소감은.

-지난 1956년 설립된 이포카는 아시아·서태평양 건설협회 국제연합회로 역내 건설업체간 교류 및 국제친선, 시공기술 등에 관한 정보·자료 교환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이며, 아시아·서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민간 건설 국제기구이다. 18개 국가 건설협회들이 가입돼 있으며 올해 한국대회는 1996년 제28차 한국대회 이후 21년 만에 서울에서 열렸다.

이런 국제적인 행사에서 상을 받아 송구스럽기도 하지만 개인으로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건설산업은 여성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인데 성역에 갇히지 않고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늘 공평한 기회를 준 마형렬 남양건설 회장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나라 건설산업 모두가 윈윈하는 길을 가도록 미력하나마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 더불어 내년에 창사 60주년을 맞는 남양건설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유 상무의 수상과 함께 남양건설도 건설산업상을 수상하는 등 겹경사를 맞았는데.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서 제가 몸담고 있는 남양건설이 건설상을 수상해 기쁘다. 남양건설은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수영장을 성공적으로 건설한 공로를 인정받아 건설산업상 건축부문 은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시공 능력을 인정받았다.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부지내에 들어선 수영장은 연면적 1만9천398㎡, 건축면적 1만1천992㎡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수용인원은 3천393석이다.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대비해 대회시설규정에 적합한 1만5천석 이상 관람석 확보가 가능하도록 증축을 고려해 시공했다.

광주시가 발주해 남양건설이 2013년 3월 착공, 2015년 3월말 완공한 수영장은 국제공인 1급 수영장으로,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과 친환경건축물 인증, 장애물 없는 건축물 인증에서 모두 1등급을 획득했으며, 여성친화 경기장 성능도 인정받았다.

지난 1958년 창립한 남양건설은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시공’이라는 사훈 아래 토목, 건축, 플랜트, SOC사업을 통해 국가경제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오고 있으며, 광주월드컵경기장과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수영장 공사의 완벽한 시공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남양건설은 지난 2010년 4월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지 6년4개월만인 지난해 8월 회생절차를 종결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회사도 많은 장점이 있겠지만 전문성과 주인의식을 모두 갖춘 오너가 운영하는 회사는 엄청난 파워가 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책임감 및 근면의 본을 보이는 마 회장을 뵈면 어떤 임직원도 허리를 곧추세우지 않을 수 없다. 우선은 정신력의 승리다. 한 때 적극적인 민간수주로 인해 일시적인 아픔도 겪었지만 유지경성의 신념으로 전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어려운 상황을 극복했다. 고비를 겪었던 업체들 중 정상적인 공공공사 수주를 통해 자력으로 재기한 업체는 남양건설 외에는 없었다고 들었다. 제도흐름을 파악하면서 기업자체가 항상 앞서가며 준비했고 남양건설의 자랑인 최고의 견적능력으로 성공적인 수주를 할 수 있었다. 수주 이후에는 임원진들이 정기적으로 공사현장을 방문, 독려하며 애사심을 고취시킨 것이 남양건설 재기 경쟁력의 원천이다.

▲다시 유 이사에 대한 얘기를 듣겠다. 건설업계는 여성들이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분야로 알려졌는데 영업분야 베테랑으로서 임원 자리까지 오르게 된 비결은.

-남양건설은 첫 직장이고 그 이후로도 쭉 이 곳에 근무해 오고 있다. 건설업은 여성들이 귀할 뿐만 아니라 오너가 아닌 여성임원은 제가 유일하다보니 어느 모임을 가든지 홍일점인 제게 장기 근속비결을 물으며 신기해하는 분들도 많다. 그런데 그 비결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사회는 남성이냐 여성이냐를 떠나 따뜻한 인격을 가진 사람들의 만남이다. 신뢰를 토대로 진정성을 보이며 업무를 하다보면 관계마다 보이지 않는 끈들이 형성된다. 그 끈들이 모여 둥지가 된다. 건설업종 종사자들은 대부분 의리가 강하고 배려심이 많다. 남성들만의 모임은 자칫 경직될 수도 있는데 여성이 있으면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는 장점도 있다. 여성이라서 힘들다기보다는 여성만이 가지는 섬세함 때문에 얻는 시너지 효과가 많다. 일을 하면서 항상 의식했던 것 중의 하나는 저라는 결정체는 저와 만나는 사람들의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의 격이 떨어지지 않게 제가 부족한 것은 늘 채우려고 애썼고 실천으로 옮긴 부분도 많았다.

유현 남양건설 상무 남양건설은 교량·도로·항만 등 관발주 대형공사는 물론 공동주택과 자체 프리미엄 아파트 건설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남양건설이 시공한 광주월드컵경기장(좌)과 영광대교 (우) 전경.
▲남양건설에서 오랜 기간 제도개선에 힘써온 것으로 아는데.

-제도개선 관련 활동은 약 20년전 마 회장이 대한건설협회 광주·전남도 회장을 맡고 있을 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활동 포커스는 국내 현실에 적합한 제도 발굴 및 불합리한 제도개선활동을 통한 바람직한 건설제도 정착에 맞춰왔다. 국내 건설환경을 고려한 건설제도 관련 글로벌스탠다드의 정착, 견실한 중견기업들의 육성방안 모색, 적정공사비 확보 및 산업재해 저감대책 건의, 공기연장추가비용지급요청 등 시공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시키고자 노력했다.

민원제도 개선위원회 위원(국토교통부), 건설분쟁 조정위원회 위원(경기도)을 역임했고, 건설산업 선진화포럼 임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비전포럼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국내입찰제도는 큰 그림으로 보면 이름만 다를 뿐이지 부찰제, 최저가제도, Best Value의 서클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제도변화 단계마다 기술발전을 유도하면서 글로벌스탠다드에 많은 근접을 했지만 계약제도담당 공무원들의 잦은 교체로 인한 전문가 부족으로 제도기준의 일관성 결여 및 국내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이론 중심의 선진제도 도입 등은 향후 정부 및 제도를 입안하는 분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일례로 현재 시범사업중인 순수내역입찰제 및 시공책임형 입찰제(Cm at Risk)가 있다. 선진입찰제도가 국내환경에 맞으면 도입에는 찬성하지만 제도도입 자체가 목표가 되면 안된다. 충분히 검토하고 예상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에 보완을 거듭해야 한다.

▲건설 공공부문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간 이해관계가 첨예한데 상생방안은.

-남양건설은 관람집회시설, 수영장을 포함한 체육시설, 택지, 농토목 등 열손가락안에 들어갈 정도의 탄탄한 실적을 보유했던 30위대 중견업체였고 계열사인 남진건설은 현재 중소업체이지만 한때는 1등급 후미까지 진입해 급작스런 성장에 당황했을 정도의 탄탄한 중소업체다. 이 말은 남양건설만큼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업체의 입장을 잘 아는 업체도 드물다는 의미다. ‘합력해 선을 이룬다’는 말이 있다. 대형, 중견, 중소업체간 불협화음은 상생을 저버린 결과물이다. 큰틀에서 윈윈할 수 있는 길를 모색해야 한다.

현재 종합건설업체수는 1만개가 넘는다.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르지만 정책담당 공무원이 바뀔때마다 선진제도를 논하면서 공사 난이도와 상관없이 입찰참가사 5개사 이내를 목표로 변별력 강화를 시도한다. 그대로 된다면 종합건설업체간 일반하도급이 허용되지 않는 국내 시스템에서 5개사 이외의 업체들은 하늘만 쳐다보다 아사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아무리 작은 중견업체라도 수백명의 고급기술인력을 보유한 능력자다. 허리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이 무너지면 중소업체의 앞날 또한 암담해진다. 담당공무원이 바뀔때마다 입찰계약제도 가이드라인이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입찰제도 전문공무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국내 건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신있는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 만일 모든 분야에서 다 잘하는 업체가 있다면 그 업체에게는 모든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모든 공사에 다 참여하다가 물량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가 되면 그 업체 스스로 규모와 공종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게 돼 있다. 해외와 국내를 따로 구분할 필요도 없다. 댐건설에 특화된 업체가 있다면 금융조달 및 진출에 따른 리스크 헷지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대·중·소건설사 구애를 받지 말고 해외로 진출하면 된다. 권면일수도 있는데 규모나 능력이 출중한 대형업체는 국내시장의 파이싸움에 힘을 소진하지 말고 넓은 시장으로 나갈 것을 적극 권장한다./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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