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센터 ‘교통약자 배려’ 관심과 실천을

2017년 08월 03일(목) 19:16

장애인과 임산부들은 상대적인 교통약자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를 조금이라도 도와주기 위해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하지만 광주 자치구 주민센터는 이들을 위한 전용주차구역 조차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광주 장애인단체인 (사)열린케어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광주 95개 주민센터의 교통약자 이용여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은 95곳 중 76곳(80%)이 마련됐으나 표지판 설치는 66곳에 그쳤다. 그나마 이 표지판 조차도 제멋대로가 많았다. 또 임산부 전용주차구역 설치율도 95곳 가운데 35곳으로 37%에 불과했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보다 설치율이 더 낮다. 이 중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된 곳은 11곳이었고, 폭 3.3m 이상을 갖춘 주차장은 10곳이었으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아이 낳기 좋은 세상’을 부르짖고 출산 장려 분위기를 진작해 왔다. 하지만 막상 임산부에 대한 관심과 실천은 어느 정도였는지 생각하면 분명 더 노력해야 할 여지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보듯, 자치구 주민센터의 장애인과 임산부에 대한 배려 부족과 무관심이 여실히 드러났다. 작은 식당에서도 접근성 보장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요즘인데도 말이다.

자치구 주민센터는 지역 주민들의 행정 업무와 민원업무를 처리하는 최일선 지방행정기관으로 그 사회적 책임도 막중하다. 이제라도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보완할 것은 보완에 나서야 한다.

미비한 규정과 기준도 마련해 임기응변 처방보다 제도적으로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늦으면 또 다른 차별이다. 공공시설 혜택은 국민 누구나 누려야 하는 것이다. 장애인·임산부에 대한 배려와 실천은 선진국의 척도나 다름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