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두환 회고록 배포 금지’ 정당하다

2017년 08월 07일(월) 20:06

‘전두환 회고록’ 출판과 배포를 금지하라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5·18민주화운동역사 왜곡이 명명백백히 잘못됐음을 지적한 정당한 판결이다.

광주지방법원 제21민사부(부장판사 박길성)는 폭동·반란·북한군 개입 주장, 헬기사격 및 계엄군 발포 부정 등의 내용을 삭제해야 한다면서, 이를 어기면 1회 당 500만원씩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5·18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고, 전 전 대통령은 관여하지 않았으며, 헬기 사격이나 폭력진압이 없었다는 내용은 허위사실 혹은 의견 표현”이라며 “역사를 왜곡하고 5월 단체와 유가족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5·18기념재단,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고 조비오 신부 유족이 전두환씨와 아들 재국씨를 상대로 낸 ‘전두환 회고록’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5·18 왜곡 내용은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에서 33곳에 걸쳐있다. ‘치유와 위무를 위한 씻김굿에 내놓을 제물’, ‘계엄군은 죽음 앞에 내몰리기 직전까지 결코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누지 않았다’, ‘북한 특수군의 개입 정황이라는 의심을 낳고 있는 것’ 등의 표현이 문제가 됐다.

이전에 1997년 ‘12·12 및 5·18 사건’ 대법원 판결을 통해 밝혀진 역사적 사실과 법적 책임을 전면 부정하는 대목들이다.

재판부는 5·18기념재단 등이 지만원씨를 상대로 제기한 ‘5·18 영상고발 화보 발행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인용 결정을 내렸다. 지씨는 화보에서 5·18 당시 항쟁에 참여한 시민을 북한특수군으로 지목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5월 단체는 ‘전두환 회고록’ 손해배상(본안) 소송도 제기했으며, 재판은 광주에서 진행 중이다. 당연히 승소 판결이 해답이다. 법적·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진실까지 왜곡하는 행위를 용서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5·18이 폄훼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그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 때다. 문재인 정부는 헌법 전문에 명시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의 정의를 무너뜨리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본을 뒤흔드는 망동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 텐가. 엄벌로 다스려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