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과 열대야의 계절 광주매일신문·광주교통방송 공동칼럼 권혁신 |
| 2017년 08월 07일(월) 20:06 |
|
기상청에서는 낮 최고기온 33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를, 낮 최고기온 35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를 발표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이 빨리 시작되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으며, 폭염의 강도도 심해지고, 그 지속일수도 길어지면서 발생빈도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5차 보고서에 따르면 1850년 이후 160여년이 지난 현재 지구의 온도는 1.15도 가량 상승했다고 한다.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 도시화 등 인간의 다양한 활동으로 지구의 온도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를 현 상태로 계속 배출한다면 지구 대기의 온도는 21세기 말 약 3.7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뜨거워진 지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폭염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 여름철(6-8월) 광주·전남지역의 폭염일수는 18.4일로 평년(6일)보다 12.4일이나 많았지만, 더위를 식혀주는 강수량은 평년(742.0mm)의 53%인 389.2mm에 그치면서 1973년 이래 최소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일본 동쪽에서 크게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해 기압계의 흐름이 정체된 가운데 중국 대륙에 위치한 고기압으로부터 가열된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연일 무더위가 이어진 반면에, 강수량은 상층 기압골이 주로 일본 부근에 위치하면서 우리나라로의 찬 공기 유입이 원활하지 않아 체계적인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광주·전남지역 8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5도 높은 27.3도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광주지역 평균기온은 27.8도로 평년보다 1.6도 높았다.
폭염에 시달리다 보면 숙면 등 휴식이 더 필요하지만 열대야가 연일 발생해 수면을 방해한다.
열대야란 당일 오후 6시 이후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의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을 말한다.
열대야도 폭염처럼 북태평양고기압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폭염으로 대기의 온도가 높아지면 습기를 많이 품게 되는데 이 습기가 열을 가두는 효과가 있어 새벽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게 된다. 특히, 기온과 함께 높아진 습도는 몸의 열기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므로 무척 덥다는 느낌과 함께 불쾌감이 더해져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여름철 대도시의 경우 낮에 가열된 아스팔트 도로, 콘크리트 빌딩의 복사, 자동차의 배기열, 사무실과 가정의 냉방열 등으로 인한 도시의 열섬 효과까지 더해져 열대야 현상이 농어촌 지역보다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광주·전남지역의 열대야 일수는 15.4일로 평년(8.4일)대비 7일이나 많았고, 올해는 본격적인 무더위 시작 전인 7월 1일 광주를 비롯한 영광, 함평, 무안, 해남 등 총 5개 지역에서 첫 열대야를 기록하였다.
폭염과 마찬가지로 열대야도 지난해 8월 더욱 기승을 부렸는데 광주는 16일로 1973년 이래 4순위를 기록했고, 특히 여수는 무려 23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폭염과 열대야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무더운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부득이 외출 시에는 가벼운 옷차림에 양산, 모자, 선글라스를 챙기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등의 증세가 보이는 경우에는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더위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약자나 어린이 등은 온열질환에 쉽게 걸리고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편, 충분한 수면을 위해 잠들기 전 5시간 전에는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고,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나 음료, 술은 피하고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며, 자기 전 TV나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광주지방기상청에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폭염으로부터 지역민의 생명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6월 12일부터 광주광역시, 순천시, 나주시, 해남군을 대상으로 폭염 영향예보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TV·라디오·스마트폰 등 각종 매체에서 수시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잘 확인하고, 자신만의 더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건강하고 생기 있는 여름을 보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