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부자 시선으로 본 5월 광주의 아픈 역사 5·18민주화운동 소재 영화 ‘택시운전사’ 리뷰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
| 2017년 08월 10일(목) 1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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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민주화운동을 영화 ‘택시운전사’의 흥행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매일 집계마다 100만명을 더하고 있으며 관객들의 입소문도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택시운전사’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택시운전사’는 전날 40만4천959명을 추가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총 1천446개 스크린에서 6천654회 상영된 결과다. 누적 관객수는 581만3천86명으로, 개봉 9일째인 10일 중 6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최근 찾은 광주의 한 영화관은 ‘택시운전사’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택시운전사’가 대부분의 상영관 스크린을 점유하고 있었음에도 매진되기 일쑤였다. 여름방학 기간이어서인지 다수의 가족 단위 관객이 눈에 띄었다.
“노 광주 노 머니(No Gwangju, No money).”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 분)의 위험천만한 여정은 ‘10만원’ 때문에 시작된다. “광주에 내려갔다 통금 전에 서울로 돌아오면 ‘10만원’을 주겠다”는 독일 기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분)의 말에 김만섭은 광주로 가는 택시를 몬다.
우여곡절 끝에 광주에 도착한 둘은 ‘계엄군을 해체하라’, ‘전두환은 물러가라’ 등 시내 곳곳에 붙은 무시무시한 대자보를 보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있지만, 중앙 언론에는 ‘시민군의 반발’로 치부하는 모습 등을 보고 ‘5월 광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뭔가 이상함을 직감한다.
이 참상을 세계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힌츠페터는 본격적으로 취재에 나선다. 계엄군에게 맞아 피를 흘리는 학생들, 아들의 죽음에 오열하는 부모의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는다.
택시운전사 김만섭은 딸 생각에 힌츠페터를 두고 서울로 돌아가려 하지만, 점차 광주의 상황에 녹아들며 힌츠페터를 돕는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외부자’의 입장에서 5월 광주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기존 영화와 차별성이 있다. ‘꽃잎’, ‘화려한 휴가’, ‘26년’ 등 이전 영화에선 직접 5·18의 상처를 겪은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면, ‘택시운전사’는 광주와는 관련 없는 서울의 한 택시운전사, 독일의 기자가 주인공이다.
영화 제작 단계에서 ‘5·18’이란 무거운 소재를 다뤄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지만, 쉽고 빠른 전개로 관객의 부담을 덜었다.
배우들의 호연도 한몫했다.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와 ‘어벤져스2’로 알려진 토마스 크레취만의 명품 연기가 관객들을 2시간 동안 작품 안에 푹 빠져들게 했다.
‘충무로 감초 배우’인 유해진도 한몫을 했다. 황태술 역을 맡아 1980년 광주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택시운전사의 연기를 했다. “대학가요제에 나가려고 대학갔다”고 말하는 류준열도 빛났다.
영화 관람을 마친 대학생 박민우(25)씨는 “계엄군들이 대학생을 때리고 끌고가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 비통한 감정”이라며 “잊고 지냈던 광주의 현실을 영화로 알리고 우리 역사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김채린(28)씨는 “그동안 5·18을 소재로 하는 많은 영화가 나왔지만, 가슴 먹먹하게 하는 최고의 영화였다”며 “문화콘텐츠를 통해 타 지역 사람들에게 5·18의 참상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설명했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