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할머니 대법 판결 서둘러라

2017년 08월 13일(일) 20:01

제72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 강점기 일본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광주지법 제11민사부는 지난 11일 근로정신대 피해자 김재림(87) 할머니 등 4명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미쓰비시는 원고들에게 각각 1억원, 1억2천만원, 1억5천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본의 핵심 군수산업체였던 옛 미쓰비시중공업은 중일전쟁·태평양전쟁 등 불법적인 침략전쟁 수행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인력 동원 정책에 적극 편승해 인력을 확충했다”며 “강제로 근로정신대에 지원할 것을 회유·협박해 강제로 원고 등을 일본으로 데려갔다”고 미쓰비시측 책임을 인정했다.

그동안 광주·전남지역에서는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총 3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번 판결으로 모두 승소하게 됐다.

양금덕 할머니 등 5명이 제기한 1차 소송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고, 김영옥 할머니와 고(故) 최정례(사망 당시 15세)씨의 조카며느리 이경자(73) 할머니가 제기한 3차 소송은 지난 8일 승소를 이끌어냈다.

잇따른 승소 판결으로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의 한(恨)이 일부나마 풀리게 됐지만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있는 등 아직도 갈길이 멀다.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11명의 피해 할머니 중 생존자들은 총 8명으로, 현재 모두 아흔을 바라보고 있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일본과의 마찰, 외교적 갈등 등 정치·외교적 요인이 있다고는 하지만 근로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은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인도적 차원에서 당연히 이뤄져야 할 사안이다. 70년 넘게 한을 풀지 못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은 하루라도 빠른 명예회복을 위해 미쓰비시와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대법원의 조속한 확정판결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고령의 피해자들이 살아생전에 그나마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미쓰비시측의 상고 포기와 즉각적인 배상이 이뤄지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