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준 박사의 책으로 세상읽기] 미래를 읽는 통찰력 ‘명견만리 (미래의 기회)’ KBS명견만리 제작팀 지음 인플루엔셜 1만5천800원 도시·지역개발학 박사

2017년 08월 13일(일) 20:01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과거에도 변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됐지만 지금의 변화의 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다. 요즘 세상은 시간단위로 상전벽해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학자인 ‘버크민스터 풀러’는 인류의 지식 총량이 미래에는 3일마다 두 배씩 늘어나는 지식의 빅뱅을 예측하고 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시대, 비약적 기술진보와 지식정보의 풍요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편리성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두려움과 불안감은 커진다. 어떻게 해야 미래를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까?

명견만리(明見萬里)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미래의 일을 환하게 살펴 알고 있음을 뜻한다. 명견만리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트렌드를 읽고, 그 속에 있는 변화의 방향성에 주목한다. 이 책에서는 윤리, 기술, 중국, 교육의 문제에 대한 사례를 분석하고 준비해야할 미래의 기회를 다루고 있다.

‘윤리’에서는 착한소비 성향을 다루고 있다. 사람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뛰어나도 비도덕적이고 탐욕스런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면 구입을 꺼려한다. 앞으로 기업들은 예전과 달리 윤리적이고 가치 지향적 경영을 해야 한다.

‘기술’에서는 인공지능이 미래 첨단산업의 총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간과 바둑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 러시아에서는 인공지능이 단 사흘 만에 쓴 ‘트루 러브’라는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미국의 정치드라마 ‘하우스오브 카드’의 성공비결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시청자들의 패턴을 분석, 그들이 원하는 스토리와 감독, 주연배우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어느덧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분야에서도 인간의 능력에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빅데이터와 딥러닝 덕분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진화는 인간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한다. 2030년까지 20억여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도 나온다.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독일기업 지멘스는 인공지능을 도입하지만 인력감축 없이 생산성은 8배 향상시켰다. 이는 기존 직원들의 업무를 단순 작업이 아닌 연구개발 분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요양병원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이 심리치료와 치매노인들을 돌보는데 활용된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간의 선한 의지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2022년이 되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최강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적 불확실성도 높은 편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의 상승, 기업부채 증가율이 가파르다. 우리나라는 중국발 경제위기를 견딜 수 있도록 허약한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경쟁력 있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명백한 문제임에도 무시하거나 언급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이를 때 ‘방안의 코끼리’라고 지칭한다. 중국이라는 방안의 코끼리를 방치하고 그냥 놔두면 몸집을 불리고 결국에는 우리나라를 못살게 할 것이다. 우리는 밟히지 않기 위해서는 코끼리 등에 올라타야 한다.

교육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무작정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지 못하는 교육에 대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과거 대학은 사회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 시대가 요구하는 질문에 치열하게 고민하는 지성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학은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인재가 아닌 학점의 노예만 길러내고 있다. 세인트존스 대학의 학생들은 4년 동안 100권의 고전을 읽는다. 철학, 수학, 과학, 역사 분야의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커리큘럼의 전부다. 교수는 가르치는 대신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역할만을 한다. 토론을 주도하는 것은 학생이다. 프랑스는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철학시험이 치러진 다음 날에는 그 주제가 신문에 반드시 실린다. 시민들은 정답 없는 철학적 질문에 대한 토론하는 문화가 일상화됐다.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에게 통합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여러 과목의 교사들이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과목을 통합해 가르치는 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습시간은 세계최고 수준임에도 학습효율화 지수는 OECD 평균에 미달하고 있다. 특히 사교육비 규모는 18조에 달한다. 우리 교육은 변해야 한다. 암기위주 학습으로는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워주지 못한다. 미래 교육은 생각의 힘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도시·지역개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