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의식 실종됐나

2017년 08월 15일(화) 18:30

올 여름 극심한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했지만 다행히 전력수급 위급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보면 이렇게 안심해도 좋은지 의문이 든다. 에어컨을 가동하면서 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는 일명 ‘개문 냉방영업’이 성행하고 있어서다.

전력수급에 숨통이 트였다고는 하지만 언제 위기상황을 맞을지 모르는 일이다. 몇년간 지속되던 전력대란 속에서 위기의 순간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큰 몫을 담당했다.

그러나 국내 전력수급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전력낭비 사례가 또다시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 광주·전남지역본부, 광주시, 동구청, 시민단체 등은 공동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에너지절약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충장로 등 광주 도심 상가 곳곳에서는 문을 열어 놓은 채 하루 종일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이 일상이 돼 버린지 오래다.

지자체 등 감독기관 또한 단속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광주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개문냉방을 이유로 상가에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전무하다. 올해 광주시는 한국에너지공단 등 유관기관과 충장로 일대를 돌며 3차례 개문냉방 영업 단속을 실시했지만 모두 계도와 경고에 그쳤다. 에너지 합리화 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는 전력사용제한 시기에만 가능한데 올 여름은 전력사용제한 시기가 오지 않아 경고나 계도처분만 내릴 수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개문냉방 단속 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는 지난 2011년 전국을 암흑 속에 몰아넣었던 블랙아웃을 경험해 봤다. 위기때만 반짝하는 일회성 에너지 절약 의식보다는 생활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주요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써는 에너지 절약을 체질화하는 것을 불변의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관계당국도 개문냉방 단속 강화 등 객관성과 실효성 있는 에너지 시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