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 선생의 역경 강좌] (40) 육십사괘 해설 : 3. 수뢰둔(水雷屯) 下 “구혼구왕길(六四) 둔기고(九五) 읍혈연여(上六)” <求婚媾往吉> <屯其膏> <泣血漣如>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

2017년 08월 21일(월) 19:09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

수뢰둔괘 육사는 ‘승마반여 구혼구왕길 무불리(乘馬班如 求婚媾往吉 无不利)’라 했다. 즉 말을 탓으나 머뭇거린다. 혼인을 구하려 가면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것이다. 육사가 되면 둔난(屯難)의 중간을 지나 둔난의 어려움에서 서서히 멀어져 가고 있지만 육사가 음위(陰位)에 음효가 있는 음유부재(陰柔不才)의 효이기 때문에 구오의 군(君)을 구할 능력도 없고 자기 자신도 대처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육사의 자리는 영의정, 대신의 자리이나 이렇게 말하지 않고 음효로서 온순한 여자로 본 것이다. 육사의 효는 구오와 친비(親比)하고 초구와는 정응(正應)관계에 있다. 즉 육사는 구오를 한번 탓다가 자기의 짝인 초구에 간다. 그러니까 재혼이고 초구의 짝은 이미 3년 전에 이미 만났던 사람으로 변괘가 택뢰수(澤雷隨)이니 초구를 따라가는 재혼은 길하다고 할 수 있다. 상전(象傳)에서도 ‘가면 밝고 길하다’고 해 왕명야(往明也)라 하고 있다. 초혼의 경우는 이효에서 ‘십년내자(十年乃字)’라 했으니 역경의 네 번째 괘인 산수몽(山水蒙)괘의 오효에서 가능하다.

둔괘의 육사의 때는 망설이면서 방향을 못 잡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괘가 수괘(隨卦)이니 먼저 한 것은 따라가도 좋다. 스스로 진행하는 것은 잘 되지 않지만 타인으로부터 부탁을 받거나 따라서 하는 일은 가능하다. 따라서 바램·사업·거래 등은 이와 같이 판단한다. 잉태는 상괘가 감변태(坎變兌)로 감수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태(兌)의 기쁨을 보니 평안하다. 분실물과 가출인은 찾게 되고 기다리는 사람은 소식이 있다. 병은 고비를 넘어 점차 쾌차하고 날씨는 비가 그치고 흐린다.

실점예로 재혼하려는 아버지의 혼인점에서 둔괘의 육사를 얻고 점고하기를 효사에 ‘구혼구왕길’이라 해 재혼에 길한 점이라 했고 본괘는 어머니 자궁 양수 속에 아들을 품고 있으니 혼인하면 아들을 얻게 되며, 지괘는 나이든 장부가 움직여 젊은 여자를 쫓아가는 모습으로 내가 움직이면 상대가 기뻐하는 아동피열지상(我動被悅之象)이니 상대 여자 중에서 가장 젊은 여인과 혼인하면 길하다고 판단했다.

둔괘의 구오는 ‘둔기고 소정길 대정흉’(屯其膏 小貞吉 大貞凶)이다. 즉 어려운 시기이니 관리나 백성에게 은택(恩澤)을 베풀기가 어렵다. 잠시 동안이면 참고 견뎌 길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참고 견디면 흉하다. 여기서 고(膏)는 ‘살찔 기름질 고’라는 의미로 군주가 베푸는 녹봉으로 은택을 비유하는 말인데 지금은 둔난의 시기이니 베풀 녹봉이 부족하고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가 잠깐 동안이면 참고 견딜 수 있으니 길하지만 오랫동안 참고 견디라고 하면 흉하다는 것이다.

둔괘 구오의 때는 군주가 신하와 백성들에게 은택을 베풀어야하지만 형편이 어렵다. 즉 관리들에게 조차 녹봉을 줄 세금도 없다. 지괘가 지뢰복(地雷復)괘이니 원점으로 돌아간다. 상전에서도 이를 베푸는 빛을 발하지 못하니 ‘시미광야(施未光也)’라 했다. 효사에 ‘소정길 대정흉’이라 했으니 어린아이나 여자의 일 등 작은 일들은 가능하고 큰일은 이뤄지기 어렵다. 따라서 구오의 때는 무슨 일이든지 뜻대로 되지 않아 번민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바램·사업·거래·혼담 등은 원점으로 돌아가니 포기하고 취업도 월급도 받지 못하니 안 되며, 실물이나 기다리는 사람은 찾지 못하고 오지 않는다. 가출인은 상괘가 감변곤(坎變坤)으로 일양(一陽)이 이음(二陰) 사이에 빠지는 상이므로 여자 문제로 가출했으며 날씨는 비가 개이고 흐린다.

병세 재발의 실점예로서 폐렴으로 고생하다가 완치돼 취업이나 사업을 하려고 병의 재발 여부를 묻는 점에서 둔괘 구오를 득괘해 다음과 점고했다. ‘둔지복(屯之復)이니 폐렴 증상이 나아가려고 하는 시기이나 변괘가 지뢰복으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재발 조짐이 있다’고 판단했다. 복괘(復卦)는 일양(一陽)이 시생(始生)해 양기(陽氣)가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도 있고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 재발한다는 의미도 있으나 회복하고 있을 때 점해 복괘를 얻으면 병은 ‘도지고 재발한다’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복괘는 ‘회복과 재발’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점할 때는 ‘무엇을 중심으로 물어볼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 병세를 물을 때와 몸의 건강을 물을 때는 답이 전혀 다르다. 병세를 물을 때는 병점으로 ‘재발 반복으로 잘못하면 돌아가서 죽는다’는 의미가 강하고, 몸의 건강상태를 물으면 건강의 회복 여하를 물어보는 점으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니 회복한다’고 판단한다. 알고자 하는 물음의 내용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둔괘 상육은 ‘승마반여 읍혈연여’(乘馬班如 泣血漣如)라 했다. 즉 말을 탓으나 머뭇거린다. 피눈물이 연달아 흘린다. 말을 탓다는 것은 구오를 탓다는 것이고 상육은 둔괘의 극에 있으며 음유부재(陰柔不才)의 효로서 재능도 없고 응비(應比)의 효가 없어 나아가지도 돌아가지도 못해 어려움의 극에 있다. 그래서 어려움으로 인한 고민과 눈물을 피눈물처럼 연이어 흘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괘가 풍뢰익(風雷益)괘로 이러한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는다고 해서 상전(象傳)에서 하가장야(何加長也)라 했다.

점해 둔괘 상육을 얻은 때는 울며 슬퍼하는 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역경 육십사괘 중 사대 난괘(수뢰둔, 감위수, 수산건, 택수곤)의 상효는 어려움이 풀리는 계기가 온다고 봐 기쁨의 괘라고 보기도 하고 어려움이 시작한다고도 보지만 여기서 둔괘의 상효는 ‘둔’이라는 괴로움이 점점 정점에 도달했다고 본다. 그 이유는 변괘 익괘(益卦)는 점점 ‘늘어난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모든 일이 끝나버리는 때로 무슨 일이든지 오래하지 못하고 부부관계, 사업, 직장 등을 접거나 그만두고 내려오며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바램·사업·거래·소송·혼담·잉태·여행·이전 등은 절대 불가하며 성사되지 않는다.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고 분실물은 찾을 수 없다. 병은 점차적으로 깊어가니 절망상태라 할 수 있고 가출인이나 도망자는 생명이 위험한데 북쪽에서 동남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감수가 변하여 손목(巽木)이 돼 물 근처의 나무 그늘 등에서 방황하고 있다. 날씨는 바람이 불어 비가 흩어지고 일시적 산발적으로 비가 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