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형 축산구조 전면 개선해야 임채만 정치부 차장

2017년 08월 27일(일) 18:45

‘살충제 계란 파동’이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섭취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밀집된 공장형 축산구조에서 비롯됐다. 대량 생산화를 위해 A4크기의 좁은 공간에 수많은 사육을 하다보니, 수많은 전염병 감염 위기에 언제나 노출된 상황이다.

정부의 무능력한 위기 관리 능력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동안 세월호, 메르스, AI 등 전국을 강타했던 대형 사건사고에 대해 미숙한 초동대처를 한 정부 컨트롤타워의 민낯이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무엇보다 심각한 사안은 살충제 검출 49곳 중 31곳이 친환경농가라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고품질을 믿고 비싸게 사는 먹는 친환경 계란에서 피프로닐, 비펜트린 등 독성물질이 검출돼 이를 공급한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국 49곳 중 7곳에서 기준치 초과 검출된 전남지역 농가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닭 사육농가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관련업계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AI를 비롯해 살충제 공포까지 아비규환의 상황이다.

현재 이들 농가에서 유통된 계란(회수율 47%)이 이미 식탁위에 오른 경우가 적지 않아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할 대안으로 동물복지농장이 떠오르고 있다. 전국 132곳에서 운영중인 이 농장은 거대한 운동장형 사육환경으로 닭이 흙목욕 등을 통해 진드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전남에서는 총 19곳, 산란계 15곳이 운영되고 있다.

물론 동물복지농장에서 키운 계란이 비싼 가격 등의 이유로 대량 유통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 공장형 밀집사육환경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제2의 살충제 파동이 나오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

일본 등 축사선진국들은 이미 동물복지형농장 인증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밀집사육환경이 익숙한 국내 축산업계를 재정비하지 않고서는 소비자들의 먹거리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