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석의 경제 포커스]국제 스포츠이벤트를 통한 도시재생 |
| 2017년 08월 27일(일) 1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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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를 성공적으로 치룬 우리 지역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그렇지 못한 자치단체에는 여론이 그리 곱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요지는 스포츠 행사의 시설은 도시의 발전 방향과 맥을 같이 하면서 기획이 되어야 사후적으로 예산의 효율적 사용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거둘 수가 있다.
도시는 사람이 사는 공간이다. 인류가 농업을 시작하면서 마을이 생기고 이러한 마을들이 커지면서 도시화하였다. 우리나라의 도시화는 아시아 등 후발 개발국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을 거친 서구의 도시화와는 달리 해방과 6·25전쟁 이후 가파른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우리나라의 급속한 도시화는 과거 전통적 삶의 터전과 기억을 없애는 공업화 등 외생적 요인에 의해 진행되었다. 특히, 장기적 플랜 없이 당장의 필요에 따른 도시성장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문화, 예술, 녹지 등 도시민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였다.
이러한 급격한 도시화는 기존 도심의 슬럼화(공동화), 지역 내 사회기반시설의 불균형 등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켰다. 서구의 도시화에 있어서도 보존에 따른 도시민의 편익 확대의 한계로 이와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세계 문화유산 도시, 비틀즈의 고향, 세계적인 무역항 등 수식어를 가진 영국 리버풀의 경우 도시재생을 위한 재개발에 있어 보존이냐, 개발이냐의 사회적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유네스코에서는 위기에 처한 세계문화유산도시로 지정하였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대부분 도시는 전통적 문화가 거의 파괴된 급조된 도시화로 인구 증가에 따른 녹지, 문화·예술, 여가 등 부족한 도시의 기능적 기반시설을 확충하면서 어떻게 하면 파괴된 전통적 삶의 기반을 복구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서구의 대응방식과 차이가 있다.
도시의 부족한 기능 확충은 지역 전체적 관점에서 장기적인 플랜에 따라 균형 있게 추진되어야 하는 전반적인 도시 리모델링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는 전반적인 도시 리모델링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1988서울올림픽, 대전과 여수의 엑스포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광주도 2015년 U대회를 통해 40년 이상 노후되어 슬럼화된 주거단지(화정동 주공아파트)를 선수촌으로 재건축하여 재생하였다. 광주 시민들은 과거의 그 지역을 목격하였을 때 슬럼화되고 청소년 우범지역으로 변해가는 모습에 많은 걱정과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U대회이후 과거의 옛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처럼 지역사회에 미치는 효과는 막대하다. 또한 야구도시 광주의 무등경기장에서 오늘날의 기아챔피언스필드, 국제수영장, 다목적체육관, 국제양궁장, 국제테니스장 등도 도심의 재생기반을 마련하였다.
대규모 국제이벤트는 단순히 행사개최가 아니라 한 지역을 재설계한다는 점에서 도시적 관점에서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플랜에 따라 계획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국제행사를 통해서만 도심을 재생하자는 것은 아니다.
도심재생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여기에는 정부도 지자체도 재원을 부담하기가 벅차다. 지역 주민의 폭 넓은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과거 1970년대 농촌의 경지정리 사업이 대대적으로 시행되었다.
들쭉날쭉한 농지를 바둑판처럼 재편하여 논에 물대기를 편하게 하고 추수할 때 경운기와 트랙터가 지나갈 길을 만들어야 했다. 자기 농토가 농로와 수로에 편입되어 반대가 극심하였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경지정리 작업이 완성되었을 때 생산성은 배가 되었다. 이해와 관용이 필요한 부분이다.
에페소스의 헤라클레이토스는 “우리는 똑 같은 물에 들어갈 수 없다. 왜냐하면 다른 물들이 계속 그 위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변화이외 영원한 것은 없다.”라고 하였다.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광주U대회 사무총장·전 광주시 경제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