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끼’ 다이어트 건강 해친다 1일1식 평생 유지 불가능…중단땐 폭식 등 ‘요요현상’ 필수 영양소 부족 노년 골다공증 위험 증가 균형잡힌 식단 하루 세끼 소식이 적절한 방법 정리=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2017년 08월 30일(수) 19:21

최근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전남대병원 조동혁 교수가 다이어트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 환자를 상대로 의료상담을 하고 있다.

다이어트 열풍에 편승해 최근 ‘1일 1식’, ‘1일 2식’, ‘간헐적인 단식‘ 등이 널리 회자되고 많은 사람들이 유행처럼 시도하고 있다. 매스컴에서도 유명 연예인들이 ‘1일 1식’으로 몸매 가꾸기에 성공했다는 일화들이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1일 1식’ 다이어트는 일본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가 쓴 ‘공복이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는 책이 우리나라에서 작년 가을 ‘1일 1식’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소개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네이버나 다음 카페에도 ‘1일 1식’과 관련된 모임들이 10여개 이상 개설돼 수만 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주로 다이어트 성공담 위주의 글들이 실리다보니 마치 ‘1일 1식’ 다이어트가 진리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1일 1식’ 다이어트가 과연 의학적으로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도움말 조동혁 교수 전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1일 1식’

‘1일 1식’의 대표적인 장점은 식사량을 줄임으로써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보통 성인이 하루 2천㎉ 이상을 섭취하는데, 하루 1끼 600-800㎉ 정도로 식사량을 감량하게 되면 당연히 살은 빠지게 된다.

이것은 단식원에 들어가서 단식함으로써 살을 빼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다.

나구모 박사는 ‘1일 1식’의 장점으로 체중 감소 효과 외에 면역력 강화와 노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은 ‘1일 1식’의 장점이 아니라 소식(小食)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식이 몸에 좋고, 장수 유전자를 발현시킴으로서 노화를 막아준다는 사실은 이미 학계에서 입증되어 있는 정설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하루 세 끼를 소식한 경우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증명돼 있는 것으로 ‘1일 1식’으로 소식하는 것이 노화 방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장기 임상 데이터는 없다.

◇문제점

‘1일 1식’ 다이어트를 한다면 어떤 문제점들이 있을까? 대개의 다이어트 방법들이 그렇듯이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 대개 폭식을 하게 되기 쉽고, 배고픔을 참기 어려워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고도 비만 환자들이 단식원을 이용하거나 ‘1일 1식’ 또는 ‘one food’ 다이어트를 해 보지만 결국 실패해서 병원을 다시 찾아오게 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1일 1식’을 하면 당장은 살이 빠지는 것 같더라도 평생 ‘1일 1식’을 하기는 어려우므로 어느 시점에서 중단하게 되면 그 전보다 더 체중이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또 ‘1일 1식’으로 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하면 몸에서 반드시 필요한 필수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음식을 통해 충분히 섭취할 수가 없다.

단백질도 최소 1일 50-70g 정도의 섭취가 필요한데, 한 끼 식사만을 통해 그만큼의 단백질을 섭취하기는 어렵다. 장운동에 도움을 주고 필수영양소와 식이섬유의 중요한 공급원인 채소류의 섭취도 부족해지기 쉽다.

특히 다이어트를 많이 하는 젊은 여성들에서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젊었을 때 충분한 양의 칼슘 섭취가 중요한데, ‘1일 1식’ 등의 절식다이어트를 지속하다보면 음식을 통한 칼슘 섭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어 골다공증의 위험성도 높아지게 된다.

노년층에서는 몸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성분인 단백질 공급이 특히 중요하므로 총칼로리 섭취량에 비해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노년층에서 ‘1일 1식’을 하게 되면 단백질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기 쉽고, 이로 인해 면역기능 저하, 근육량 감소, 호르몬 결핍 등 많은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노년층에서는 탄수화물과 지방을 통한 칼로리 섭취는 줄이고, 콩, 두부, 살코기와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의 섭취를 늘리는 균형잡힌 식단이 필요하다.

◇건강한 식단 구성 ‘관건’

결국 요점은 전체 식사량과 건강한 식단 구성의 문제이지, ‘1일 1식’과 같은 식사 횟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1일 1식’ 다이어트는 특히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등 필수영양소의 공급에 있어 영양 불균형 상태를 일으키기 쉽다.

의학적으로 가장 좋은 다이어트 방법은 하루 세 끼 제대로 된 식사를 때에 맞춰 먹되 소식(小食)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가 풍부한 채식 위주의 식단과 더불어 양질의 단백질을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체중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5년, 10년 후까지도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1일 1식’보다는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하루 세끼를 적당하게 먹는 고전적인 방법이 가장 적절한 다이어트 요령이라고 할 수 있다.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있다.

살을 좀 빼보려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방법을 무작정 따라하다가는 나중에는 살은 살대로 안 빠지고 건강만 해쳐서 고생하기 쉽다.

혹시 지금이라도 다이어트를 고려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말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 본인에게 맞는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정리=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