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석의 경제 포커스]국가예산 확보에 왕도는 없다 |
| 2017년 09월 25일(월) 1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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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한정된 재원을 국방, 복지, 경제 성장 인프라 투자 등에 효율적으로 배분해야하기 때문에 항상 쪼들리기 마련이고,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더욱 심화되어 중앙의 예산을 확보 한다는 것이 지금 보다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확보의 왕도는 있는 것인가? 정치권에 읍소하면 해결이 되는 것인가?
필자의 오랜 중앙부처 공직 경험으로 볼 때 정치권이 모든 것을 해결 할 수는 없다. 중앙정부는 매년 초에 중기재정계획을 수립한다. 향후 5년 이내에 소요되는 예산규모를 각 분야별로 구체적인 사업별로 검토하고 이에 대한 재원대책을 수립한다. 최선의 방안은 중기재정사업에 반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매우 어렵다. 누구에게 부탁한다고 반영이 되는 것이 아니다. 결론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다. 지방자치단체는 당장의 지역현안사업을 추진하면서도 항상 중장기적인 지역발전 사업을 고민해야한다. 또한 중앙정부가 어떤 정책방향을 갖고 있느 지에 관해 인적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서 사전에 동향을 파악해야한다.
필자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으로 재임했다. 이때 호남고속철도사업에 깊숙이 개입을 한 바 있다.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 개막 이전에 고속철도 완공을 줄기차게 주장하였고 광주 송정역까지는 실현되었다. 그러나 광주-목포 구간은 사업이 매우 더딘 편이다. 그 원인이 중앙정부에만 있을까? 깊이 새겨야 할 부분이다. 무안공항 경유를 놓고 지역의 의사결정이 늦어졌다. 당시 관계자에게 필자는 경부선의 서울-부산 구간 중 포항 노선 경유의 예를 들어 경주에서 포항을 잇는 지선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반영 되지 않았다. 이 방안도 중앙 관계자가 필자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 의견이었다. 중앙정부는 국가정책에 부합되고 타당성이 인정되면 적극 검토한다. 그 역할을 중앙정부나 정치권에 부탁하여 대신하게 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매일매일 주어진 현안과 지역주민의 민원을 해결하는 데에도 시간이 태부족이다. 거기에 새로운 아젠다를 개발하고 중앙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정부의 중장기 재정사업에 반영하라고 하는 것은 필자의 경험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통상 국비예산을 확보 할 때면 매년 예산편성 철에 관련 중앙부처에 찾아가서 법규에 정해진 타당성 검토도 되지 않은 사업을 요구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결과는 100% 거절당한다. 또한 국회에 찾아가서 정치적인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다. 설령 정치적으로 해결 한다 하여도 타당성 검토는 반드시 거쳐야하는 법적 절차다. 물론 정치권의 도움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법적 절차를 대신 해줄 수는 없다.
향후, 정부는 재정개혁을 시도할 것이다. 이미 사업계획이 확정되어 있는 사업이라고 할지라도 대폭적인 수술이 불가피 할 수 있다. 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늘어나는 복지수요와 북핵 문제 등으로 인한 국방예산 수요 충당 그리고 4차 산업혁명 등 국제적인 경제 프레임이 전환되는 시점에서 재정수요는 대폭 증가하는데 이를 전부 세금을 올려서 충당하기에는 사회적 저항이 크기 때문에 기존예산을 재검토하려 할 것이다. 지금부터 기존사업을 지키고 국가정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지역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 지역에만 안주하지 말고 개개인의 역량을 발휘하여 중앙의 연구소, 관련부처 등과 수시로 교류하면서 방안을 찾을 시점이다.
“예산은 정치적 과정의 산물”이라고 했다. 그 과정이 합리적 대안을 사전에 준비하는 자에게만 훌륭한 결과물로 돌아온다. 예산확보에 왕도는 없다.
/광주U대회 사무총장·전 광주시 경제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