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만드는 ‘희망교실’ 광주매일신문·광주교통방송 공동칼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2017년 09월 25일(월) 19:44

부산에서 여중생들이 또래 친구를 무자비하게 폭행해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뿐만이 아니다. 강릉, 아산, 서울, 부천, 세종에서도 비슷한 학교폭력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사회적 우려가 매우 크다. 비난이 가해 학생들에게 집중되고, 학교폭력 가해자 처벌강화에 중점을 둔 법 개정안까지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물론 가해 학생들의 잘못이 매우 크다. 하지만 어른들의 잘못은 하나도 없는 것일까? 학교 폭력은 가해자·피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반칙과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통용되는 어른들의 세상이 가해 학생들을 ‘어린 괴물’로 만든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시간이 먼저 필요해 보인다.

학교폭력은 그 어떤 대책을 들여와도 단기간에 막을 수 없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매일 꾸준히 실천해야만 작은 효과들이 조용히 나타난다. 학교폭력에 방관자는 있을 수 없다. 학교는 어른들의 세상과 교묘하게 닮아있으며, 학교폭력은 집단의 모든 학생이 관여하는 조직적인 행동이다. 특히 육체적·언어적 폭력보다 학생들이 무서워하는 학교폭력은 ‘집단 따돌림’ 같은 관계적 폭력이다.

그래서 학교 폭력은 예방이 무척 중요하며,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보듬어 줬을 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학교생활을 힘들어하거나 가정환경이 어렵고, 불리한 여건에 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교사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학생들과 함께 영화관에도 가고, 서점에 가서 책을 사주기도 하고, 섬진강이나 광주천을 돌며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때로는 축구를 하고, 야구장에도 가고, 피자파티를 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사와 학생 사이에 정서적 교감이 일어나 서로가 서로를 마음으로 믿고 의지하게 된다.

희망교실은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교사는 학생들의 또 다른 부모가 되고, 인생을 이끌어주는 든든한 멘토가 되었다. 특히 학교생활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학교폭력을 현저히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학생들을 변화시키는 궁극의 힘은 서로에 대한 ‘공감과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