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눈인사 문삼석 동시

2017년 10월 09일(월) 18:37

대문 안으로 들어와
비에 젖은 우산을 텁니다.

빙글빙글 도는 우산에서
빗방울들이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어두운 밤길 함께 걸어와
우산과 헤어지는 빗물 방울들…….

보고 있던 외등 불빛이
반짝반짝! 눈인사를 건넵니다.

흩어지는 빗방울들도
반짝반짝! 눈인사를 건넵니다.


<해설> 동심은 세상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맨 처음 노오란 개나리꽃을 발견했을 때 그 느낌을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것처럼 모든 현상이 신비롭다. 비오는 날 비닐우산을 쓰고 나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대문 처마에서 우산을 돌려보곤 했다. 원심력에 의해 흩어지는 물방울들이 기하학적인 곡선을 그리며 퍼져나갈 때 동심도 작은 환호성을 지른다.

<약력> 1941년 구례 출생,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동시집 ‘산골 물’, ‘우산 속’, ‘그냥’ 등 출판 다수, 소천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등 수상 다수, 한국아동문학인협회장, 국제펜한국본부 부이사장 등 역임,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