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 선생의 역경 강좌] (48) 육십사괘 해설 : 6. 천수송(天水訟) 中 “불영소사(초육), 불극송(구이), 식구덕(육삼)” 〈不永小事, 不克訟, 食舊德〉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

2017년 10월 23일(월) 18:34

천수송괘의 초효 효사는 ‘불영소사 소유언 종길’(不永小事 小有言 終吉)이라 했다. 즉 ‘송사를 길게 하지 않으면 조금 말은 있으나 끝내서 길하다’는 뜻이다. 초효는 항상 괘에서 나타나는 일의 시작이니 아직 소송(訟)하려는 일도 크지 않다. 소송하려는 자는 아직은 소송할 만큼 일이 심각하지 않고 그러한 단계까지는 진행되지 않았다. 불만은 있지만 음효(陰爻)이니 관(官)에 호소하지 않고 중도에 멈출 수 있다. 그래서 ‘소송은 가히 오래 가지 않는다’고 해서 ‘송불가장야’(訟不可長也)라 한다. 또한 ‘소유언’(小有言)이니 작은 말싸움이나 언쟁 정도로서 끝을 보려고 하지는 않으니 여기서 끝내면 길하다. 초변이면 태택(兌澤)이 되니 소언(小言)이다. ‘종길(終吉)’은 재판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여기서 끝내면 길하고, 재판까지 갔어도 여기서 끝내야 한다는 의미다.

점해 송괘 초효를 얻으면 이제 싸움, 송사의 시작이므로 삼가하고 화해하는 것이 방책이다. 솔로몬의 판결에서 아이의 친엄마는 소송을 중단하고 아이를 포기한 경우에 해당한다. 추세로 볼 때 재판문제가 될 상황이지만 지금 물러나는 편이 좋다. 금전문제 등으로 구설수, 시비, 다툼이 일어나기 쉽고 해를 입을 수 있으니 지금 물러서야 한다. 불영소사(不永小事)라는 의미에서 지금까지 해 왔던 일과 사업은 오랫동안 못하게 된다는 의미도 있어 지금의 근무처를 떠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업·지망·취업·전업 등은 자기에게 맞지 않은 것으로 실패하기 쉬우니 빨리 멈추는 것이 좋고 다른 방침을 정하는 것이 좋다. 기다리는 사람과 가출인은 아직은 올 기미가 없고 분실물은 타인의 손으로 들어가 찾기 힘들다. 잉태의 경우에는 무엇인가의 충동, 타격으로 모태가 허약해져 불안이 있으나 종길 무사하다. 병점에서는 외괘가 건천, 내괘가 변해 태택이 되니 폐와 관련된 병으로 호흡곤란의 폐병, 늑막, 골절 등으로 오래가나 결국은 종길 회복한다. 날씨는 흐리고 비가 올 수 있다.

‘취직을 부탁했는데 그 사람이 들어 줄 것인가’를 묻는 [실점예]에서 송괘의 초효를 얻었다면 오래된 것은 되지 않는다(不永小事)고 했으니 현재 부탁받은 사람은 들어주지 않는다. 같은 일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면 가능하고, 아니면 다른 곳을 알아보면 될 수 있다.

송괘 구이 효사는 ‘불극송 귀이포 기읍인삼백호 무생’(不克訟 歸而逋 其邑人三百戶 无?)이라 한다. 즉 ‘송사에서 이기지 못하니 돌아가 도망가라. 그 읍인이 삼백호면 재앙이 없다’는 의미다. 구이는 송괘의 성괘주로서 단전에 강래이중득야(剛來而中得也)라 했고 송사를 걸어온 원고의 우두머리다. 구이와 구오는 모두 양효로서 적응(敵應)관계에 있어 구이는 구오를 상대로 송사하고 있으며, 구오는 건괘로 주괘주이고 강건중정(剛健中正)의 효로 일점의 비리가 없는 사람이다. 반면에 구이는 감수(坎水)의 험한 마음을 가진 효로서 중(中)이기는 하지만 부정이므로 구오와 송사해 봤자 이득이 없으니 빨리 포기하고 도망가서 마을 사람들이 사는(其邑人) 삼백호 속으로 숨으면 재앙을 받지 않는다(无?). 여기서 ‘삼백호’라는 것은 내괘 감수(坎水)의 세 효를 말하고, 감의 주효가 숨어서 구이가 변하면 곤(坤)이 돼 삼음효가 나오며, 곤은 5, 10의 수로 대중, 호구를 의미하고, 역경의 효사가 지어질 시기에는 읍은 삼백호 이상이었으니 삼백호라는 효사가 나왔다.

점해 구이를 얻으면 다툼의 뜻이 더욱 강해지니 멈추려고 해도 자신을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해서 실패하고 만다. 길흉을 말하면 아주 흉한 상황에 놓여 형세 맡겨두면 실패하게 되니 뜻과 의지를 바꿔 포기하는 것이 좋다. 송괘의 구이를 얻은 당사자의 성격은 싸움, 모험 등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비난당하고 왕따나 따돌림을 받기 쉬운 사람이다. 따라서 사업·지망·취업·전업 등은 이뤄지지 않고 혼인 등도 결국 성사되지 않아서 경제적 정신적 타격을 입는다. 기다리는 사람은 끝내 오지 않고 가출인은 숨어 버렸으며 분실물은 도둑맞았고 훔쳐가 버렸다. 병은 건(乾)이 막고 있어 소화불량, 설사에 시달리고 마비, 동통, 울체 등이며 지금 발병했으면 걱정할 정도는 아니어서 낫고, 이미 중독인 병은 거의 절망이다. 날씨는 비가 왔다가 흐린다.

송괘 육삼의 효사는 ‘식구덕 정려정길(食舊德 貞?終吉) 혹종왕사 무성(或從王事 无成)’이다. 즉‘옛 덕으로 먹고 사니 이에 따라 바르면 위태로우나 마침내 길하고, 혹 왕의 일에 종사해도 이룸이 없다’는 의미다. ‘식구덕’이라는 의미는 ‘아버지가 벼슬해서 논을 유산으로 남겼으면 그것으로 잘 먹고 사니 다른 곳에 가서 논 사서 인삼 심어 장사하려 하면 안된다’는 의미로 받은 것만 가지고 잘 지켜고 더 사서 늘리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상전(象傳)에서는 이를 ‘식구덕 종상길야’(食舊德 從上吉也)라 했다. 그러하니 육삼은 초육, 구이와 함께 소송을 제기한 자로서 옛 주인 밑에서 일하는 것이 좋고 다른 마음먹고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며 ‘왕사무성’이라는 것은 자기가 잘한 공은 아무리 잘 해도 나타나지 않으니 나타내지도 말라는 의미다.

점해 송괘 육삼을 얻으면 불평과 유혹이 많은 때로 해고된 사람이나 이혼당한 부인은 옛 주인 밑으로 돌아오는 것이 좋다. 육삼은 스스로 성사시킬 일이 없으니 종래의 지위와 봉록을 잘 지켜야 한다. 옛일이 좋고 옛일로 돌아오는 것이 좋다. 더 사서 늘리거나 새로운 일은 생각하지 말라. 일상을 지키고 마음을 움직이면 수난을 당할 우려가 있으니 가만히 참고 견디지 않으면 안된다. 다소의 방해와 고장을 참고 견디면 오히려 나중에 길을 얻는다.

따라서 사업·지망 등은 조상이나 아버지 또는 옛 주인이 하는 일을 따라서 하거나 옛 주인과 함께 하는 것이 좋지만 그 밖의 일을 하거나 혼자하면 불가하다. 취업 등도 자기가 원래 했던 일이거나 원래 몸담았던 회사나 집이라면 겸손하게 추진하면 이뤄지나 새로운 일로 전업하면 안된다. 변괘가 천풍구(天風?)이니 기다리는 사람은 뜻밖에 오고 가출인은 연고를 찾아 갔으니 편하게 살고 있으나 뜻밖에 돌아올 수가 있으며 분실물은 생각지 못했던 곳에 떨어져 있거나 습득자로부터 돌려받는다. 혼인은 변괘 하괘가 손풍이니 바람기가 있고 자주 바뀌며 이미 교섭이 있었던 것이라면 성사될 수 있으나 새로운 혼담은 안된다. 병은 이질, 장티푸스 등 유행성 전염병, 설사, 매독, 임병 등으로 주의 깊은 치유가 필요하고 날씨는 비가 그치고 바람이 분다.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