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마당]이음줄 양인숙 동시 |
| 2017년 10월 23일(월)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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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하나의 줄기
재빨리 투둑
뿌리를 흙 속에 두고
아직 씨앗 맺지 못한
줄기만 뜯겨 내 손에 잡힌다.
손에 잡힌 뿌리 없는
풀을 보면서
우리가 있게 된 지금,
먼 후일
우리를 이어갈
그 누구들
우리 이렇게 이어오는 것은
뜯기면서도 살아냈던
그 누군가의 은혜였구나.
<해설> 풀은 우리에게 친숙한 식물이다. 산이나 들, 논과 밭,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본 식물이다. 이파리가 연해서 쉽게 손으로 뜯어낼 수 있지만 뿌리는 단단히 흙속에 박혀 뽑아내기 어렵다. 그래서 낫으로 풀을 베어도 이듬해 봄이 되면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난다. 우리들의 삶도 거친 세파에 찢기고 뭉개져도 곧은 의지만 있으면 꿋꿋히 이겨낼 수 있다.
<약력>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춥니?’ 당선, 동시집 ‘웃긴다 웃겨 애기똥풀(대산창작기금 수혜)’, ‘뒤뚱뒤뚱 노란 신호등(문체부 우수도서 선정)’, 동화집 ‘담장 위의 고양이(전국 고학년 필독서)’, ‘덕보야, 용궁가자!(2014년 세종우수도서선정)’, ‘달을 건진 소녀(2016년 세종우수도서 선정)’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