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이슈 & 인물]공영민 전 제주특별자치도 기획관리실장 “국세·지방세 조정 지방재정 강화를” 고흥 ‘흙수저’ 출신 대표적 행정전문가 소속공직자 마인드가 지역경쟁력 좌우 농어촌 인구유입 실질적 인프라 구축 특산물 브랜드화로 소득보장 힘써야 사진=채창민 기자 ccm@kjdaily.com

2017년 10월 24일(화) 19:59

프로필 ▲정책학박사 ▲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정책위부의장 ▲ 전 기획재정부 23년근무(부이사관) ▲전 제주특별자치도 기획관리실장(이사관) ▲제8대 제주발전연구원장 역임

공영민 전 제주특별자치도 기획관리실장은 흙수저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행정전문가 중 한 명이다. 고흥에서 태어나 가난으로 정규학교를 제대로 나오지 못했지만, 전 기획재정부 등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부이사관(전 기획재정부)을 거쳐 전 제주자치도 기획관리실장(이사관)을 지냈다. 전문성과 인품을 두루 갖춰 기재부 근무시절 후배들로부터 ‘가장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공영민 전 제주특별자치도 기획관리실장을 만났다.

▲흙수저에서 출발해 제주자치도 기획관리실장 등을 역임했는데 자신을 소개한다면.

-어릴 때는 너무 가난해 제대로 정규학교를 다니지 못한 것이 한이 되기도 했지만 그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오히려 나의 인생에서 남보다 두배 세배 더 노력하게 만들었고,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갖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공직을 선택한 것도 시골 출신으로 배경이나 좋은 학벌이 아니어도 노력하는 만큼의 평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7급행정직 국가공무원으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해 지금은 기획재정부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쟁쟁한 공무원들과 경쟁하면서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고, 그렇게 23년을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다보니 부이사관이 되면서 제주특별자치도 지식경제국장으로 발령을 받아 제대로 된 지방행정 경험을 했다. 기획재정부 출신이라 국비 확보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국장 재임 시절 제대로 된 비전이 없는 제주도를 더 청정하게 만들어 그 자체가 관광인프라가 되게 만들었고 관광의 글로벌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2030년까지 제주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든다는 ‘Carbon Free Island Jeju by2030’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런 공로가 인정돼 2년만에 제주도 기획관리실장으로 승진했다. 기획재정부에서 쌓은 중앙부처의 경험과 예산 확보능력, 제주에서 쌓은 지방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하는 내고향 고흥을 발전시켰으면 좋겠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공직자의 자세는.

-공직은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직업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공직자는 돈을 많이 벌 수도, 본인이 사장이 될 수도 없고 오로지 국민에게 충성해야 한다. 돈을 많이 벌려고 한다면 공무원을 그만 두고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 국가공무원이건 지방공무원이건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에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의 본분이자 자세이다. 공직자는 자기 위치에서 맡은 업무가 어떻게 변화 혁신돼야 그 지역이 발전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가를 늘 생각해야 한다. 결국 그 국가나 지역의 경쟁력은 소속된 공무원들의 열정적인 마인드와 변화와 혁신의 자세에 달려 있다.

▲공직생활에서 가장 기억나는 일은.

-첫째는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 사무관으로 근무할 당시 IMF구제금융을 받는 외환위기가 닥쳐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무 실무사무관으로 대책을 수립하고, 각종 보고자료와 대책 등을 만드느라 1년 이상 휴일도 없이 매일 야근을 했다. 과천청사 인근 식당에서 사무실로 밥을 배달시켜 1년 정도 먹고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위궤양이 와서 몇 달간 죽만 먹고 약을 먹고 나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오직 위기를 최대한 빨리, 피해는 최소화해서 극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임했다. 둘째는 기획재정부 근무시절때다. 당시 매년 연말 서기관 이하 직원들이 보직 과장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해 ‘가장 닮고 싶은 상사’를 선정, 종무식때 기념패를 주곤 했는데 2009년 말 ‘가장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돼 기념패를 받는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현 지방자치의 문제와 개선방안은.

-서구의 지방자치가 오랜 세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시행된데 반해 우리나라는 지방자치의 경험이 축적되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적으로 전격 시행됐기 때문에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재정자립도의 문제다. 지방의 중앙 의존도가 너무 높다. 그 이유는 지방의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10%도 안 되는 지방의 재정자립도는 지방이 단독으로 큰 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공무원들 월급 주기도 급급한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의 합리적인 세원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국세의 과감한 지방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는 정당공천제의 문제점이다. 지금처럼 기초자치단체까지 정당공천제가 적용되는 것은 인물 중심보다는 당 중심의 투표성향이 나타나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경쟁력과 실력을 갖춘 정치신인들이 정치권에 진입하기가 힘들다.

▲고흥군의 고령화가 심각하다. 대책은.

-먼저 30-40대 젊은층이 고흥에 많이 유입되고 거주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 기존의 인센티브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고흥이 이들에게 살만한 가치가 있는 땅으로 강하게 느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고흥에 오면 농사를 짓거나 바다사업을 하거나 도시에서보다 넉넉한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 이를 위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둘째는 자녀 교육에 애로가 없어야 한다. 고흥만이 가지고 있는 우주항공, 드론 등의 특성화 고등학교가 설립돼야 하고 실력을 갖춘 사립고등학교도 유치해야 한다. 물론 고흥에서 중학교까지 다닌 학생들에게는 선발에 우선권을 주는 등의 특전이 있어야 한다. 셋째는 의료서비스 문제도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넷째는 최소한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고흥의 경쟁력과 발전방향은.

-3면이 바다인 고흥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고흥의 바다는 고흥만 득량만 여자만 등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만을 3개나 끼고 있어 양질의 뻘에서 자란 어패류와 해조류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깊은 맛을 지니고 있다. 이 보물단지의 바다를 청정하게만 유지한다면 고흥인의 미래 먹을거리가 바다에 있다고 본다. 다도해를 끼고 있는 고흥의 이름다운 비경은 관광인프라로 잘 개발한다면 고흥이 대한민국 관광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우주센터가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전세계에 고흥을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우주선 발사를 정례화하도록 정부에 건의하고, 기존의 우주체험센타를 보강해 무중력실 우주유영장을 설치해 관광객들이 실질적인 우주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고흥의 농축수산물의 특산물을 브랜드화하고 다양한 제품개발 등을 통해서 판로를 개척해 농어민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이 고흥 경쟁력 강화의 방안이라고 본다. /고흥=신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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