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해법 역사문화마을서 찾다](4)대구 근대골목투어 발딛는 곳마다 근대 역사·문화 스토리 ‘한가득’ 한국관광 100선 선정…5개 코스 구성 여행객 북적 대구문학관·향촌문화관 근대화 시기 예술 ‘한눈에’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2017년 10월 25일(수) 20:02

향촌문화관을 방문한 부모와 아이들이 옛 대구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공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르네상스 양식으로 조형미가 뛰어난 대구근대역사관(위)과 경상감영 정청인 선화당(아래). 모두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건물양식이다보니 대구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옛 흔적 고스란히 ‘근대골목투어’

대구에 방문한다면 골목을 걸으며 살아있는 역사를 체험하는 근대골목투어는 꼭 한 번 해볼 만한 여행이다. 골목 곳곳을 걷다보면 험난한 시대를 살아온 할아버지, 할머니의 온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듯 하다.

지역의 근대사를 스토리로 담아낸 대구 근대골목투어는 1코스 경상감영달성길, 2코스 근대문화골목, 3코스 패션한방길, 4코스 삼덕동봉산문화길, 5코스 남산100년 향수길 등으로 구성됐다.

2006년 마련된 근대골목투어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등 대구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방문해야 할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짧게는 2시간 전·후로 대구의 골목을 걸으며 근대역사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뜻 깊은 여행지다.

1코스인 경상감영달성길은 북성로와 서성로를 중심으로 달구벌 시절을 주제로 엮은 길이다. 경상감영공원부터 달성토성공원까지 3.25㎞ 구간으로 이어졌으며 탐방소요시간은 2시간30분 가량이다. 다소 긴 코스지만 근대역사관을 비롯해 체험관, 다양한 거리문화까지 볼거리 다양하다. 특히 여러 목적지 중에서도 출발지인 경상감영공원과 대구근대역사관, 대구문학관·향촌문화관, 경찰역사체험관 등은 가장 인기가 많고 의미가 깊은 곳이다.

경상감영공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징청각이다.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2호기도 한 징청각은 경상도 관찰사의 처소로, 선조 34년 경상감영이 대구에 정착하면서 선화당 등 여러 채의 건물과 함께 세웠다. 이후 수차례 화재로 불타 소실된 것을 순조 7년에 재건했고 1970년 공원 조성과 함께 중수해 현재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자리한 선화당은 경상감영의 정청으로 선조 34년에 건립됐다. 현종 11년, 영조 6년, 순조 6년 세 차례 큰 화재로 불탔으나 순조 7년 새로 지었고 1970년 중수됐다.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1호로서 현존하는 관아 건축이 별로 없는 국내에서는 매우 귀한 건물이다.

경상감영공원에서 대구 중부경찰서 방면으로 조금만 걷다보면 대구근대역사관을 볼 수 있다.

대구의 근대역사가 한 눈에 들어오는 대구근대역사관은 대구시 유형문화재 49호로서 1932년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으로 건립됐으며 1954년부터 한국산업은행 대구지점으로 이용된 근대문화유산이다. 르네상스 양식으로 조형미가 뛰어난 역사관 건물은 원형이 잘 보존돼 2003년 대구시유형문화재 제49호로 지정됐다.

근대골목투어 1코스 안내도.

2008년 대구도시공사가 이 건물을 사들여 대구시에 기증했으며 이후 대구근대역사관으로 새롭게 단장돼 2011년 1월 문을 열었다.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역사관은 근대기 대구의 모습과 선조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상설전시장과 기획전시실, 체험실, 문화강좌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 대구의 생활, 풍습, 교육, 문화 등을 모형과 전시물, 영상 등으로 실감나게 전하고 있다.

역사관을 지나 대구 중부경찰서로 발길을 향하면 5번째 코스인 경찰역사체험관을 만날 수 있다.

1895년 경상감영 서편에 설립돼 1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일제강점기와 근대사회 격변기를 겪었으며 현재 1층에 마련된 경찰역사체험관은 유치장을 활용해 대구 경찰의 역사 및 활동사항을 알리고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경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있다. 경찰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하며 몽타주 만들기, 지문 찍어보기 등 각종 체험시설도 자리하고 있다.

◇문학의 지층 향촌동

경상감영공원과 대구역 사이에 있는 대구문학관·향촌문화관은 경상감영의 화약고가 있던 곳으로 대구의 역사는 물론 근대화 시기 문학과 예술의 중심지로 발전·변화해 온 향촌동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912년 선남상업은행으로 설립된 건물은 해방 후 한국상업은행 대구지점이었다가 2014년 현재의 대구문학관·향촌문화관으로 개관했다.

대구읍성이 사라지고 대구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향촌동은 근대 지역 최고 상업지이자 대구 대중예술의 요람이었던 곳이다. 지역의 애환과 추억이 서린 이 건물 1-2층 향촌문화관은 상설전시장을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지역 최고의 상업지구였던 중앙로, 광복 후 산업의 기반이었던 북성동 기계공구골목 등을 재연하는 등 지역 역사와 문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3-4층에는 대구문학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지하에는 1946년 문을 연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클래식 음악감살실 ‘녹향’이 있다.

대구문학관 인근 북성로 향촌동은 1900년대에서 1960년대까지 대구 문인들이 주로 활동하던 공간이다. 북성로 일대에서 동설로 일대로 대구의 중심지가 이동하면서 북성로 향촌동 거리 곳곳에는 일제강점기를 전·후해 문학을 꽃피웠던 문인들의 흔척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특히 대구문학관에서는 문화해설사와 함께 근대 지역 문인들이 활동했던 거리와 주요 거점들을 직접 걸으며 그들의 흔적을 더듬어보는 도보여행 문화관광 프로그램 ‘대구문학로드’를 무료로 운영 중이다.

총 2개 코스인 대구문학로드는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출발해 수창보통학교-우현서루-근대문인생가-근대문인고택 등을 거치며 대구근대문학이 태동했던 시기를 느껴보는 A코스와 대구문학관-문성당 출판사-예술인의 옛 거리-명금당-무명당-종군문인 거점지 등을 거치며 한국전쟁기 문학예술의 자취를 찾는 B코스로 구성됐다.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