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국적 동포 전담기구 설립 시급하다 홍인화 |
| 2017년 10월 26일(목) 1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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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법에 따르면 국내거주 고려인 ‘4세’는 재외동포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무국적자’는 동포가 아니다. 외국국적을 가진 동포만 재외동포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재외동포재단법 2조에는 국적을 불문하고 한민족의 혈통을 지닌자로 외국에 거주 생활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 또한 현재 국내거주하고 있는 고려인동포는 고려인동포가 아니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고려인동포에게 비자의 문제는 심각하다. 고려인들의 입국목적은 노동이민을 통해 돈을 벌어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결혼이민을 통해 다문화 가정을 이루겠다는 것도 아니다. 체류자체가 목적이다. 재외동포법(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시행령은 재외동포의 자격을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던 자의 손주(3세대)까지만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부모와 함께 모국으로 귀환한 고려인 4세의 경우 성인이 되면 한국을 떠나 생이별하거나 방문 비자(C-3-8)로 재입국해 3개월마다 양국을 오가야 하는 형편이었다. 이 사람들에게 법무부는 지난 9월 12일 4세대 고려인 등이 재외동포로 인정받지 못해 국내 체류 중인 부모와 헤어져야 하는 아픔을 해소하기 위해 2019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방문동거 비자(F-1) 자격을 부여하는 인도적 조치를 마련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식으로 미봉책보다는 더 안정적인 정착을 보장하도록 하루빨리 법령을 개선해야 한다. 사실방문동거 비자(F-1)소지자는 취업할 수 없어 성인으로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힘든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불법취업을 하다 적발되면 언제든지 추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자 변경의 문제도 있다. 고려인 비자문제는 방문취업비자(H-2)를 없애고, 왕래가 자유로운 재외동포비자(F-4)를 나이 제한을 두지 않고, 한국말을 잘 할 수 없으므로 단순노무를 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고려인이 재외동포로 인정된 것은 1999년 ‘재외동포법’이 제정되었을 때다. 국내거주 고려인의 법적지위에 관한 현행 규율체계는 매우 복잡하고,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결여되어 있다.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비자 취득 절차 개선, 귀환법 제정, 거주국 자유 왕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자체는 정착 지원 조례 제정, 지역 주민 간 소통, 한국어 및 기초생활 교육 등의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또 NGO는 고려인동포, 인권 보호 근로 및 법률 상담 지원,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법적 지위, 한국어 교육, 근로 복지, 생활 복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 동안 2005년부터 10여 차례 국회법 개정을 위한 시도를 했으나 정부의 강한 반대로 인해 부결되었다. 이번 20대 국회가 현재까지 발의되거나 발의 예정인 고려인 특별법은 총 6개다. 현재 국회에서는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 여야 이견 없다. 정부에서는 이스라엘과 독일처럼 ‘귀환법’을 제정해 국내에 정착한 고려인들을 지원해야 한다. 귀환을 희망하는 동포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정책을 참고해 볼만하다. 재외동포법과 출입국관리법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외국인과 동포정책 전반을 재점검하고 새롭게 설계해야 할 시기이다. 외국국적 동포 전담기구로 동포·이민청을 만들어 외국 국적 동포와 한인, 이주여성을 비롯한 다문화가정, 외국인 근로자의 문제 등을 컨트롤 하는 전담기구 설립도 절박하다. 그 과정은 지난하겠지만 우리가 반드시 통과해야만 한다.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이하여 고려인을 비롯하여 한인디아스포라에 대한 정책은 앞으로 우리가 나가야 할 통일한국 대장정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