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형 새 플랫폼 개발” “자치사무 국고보조금 폐지” 지방재정분권 정책토론회

2017년 10월 26일(목) 20:01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위원장 정순관)는 26일 제5회 지방자치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재정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방재정 분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이재원 부경대 교수와 배인명 서울여대 교수의 발제에 이어 최근열 경일대 교수, 이상훈 여수YMCA 사무총장, 김장호 행안부 재정정책과장, 이상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 등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위원장 정순관)와 지방4대협의체(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는 26일 오후 3시 여수세계박람회 기념관 그랜드홀에서 ‘지방재정분권 정책토론회’를 공동개최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지방재정 확충과 자율성 확대를 위한 지방재정분권 추진방안’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의 발제문과 주요 토론 요지를 요약한다.

●발제

▲이재원 부경대 교수=국고보조금제도 개편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분권형 국고보조금제도의 새로운 플랫폼 개발이 필요하다.

우선 ‘국고보조금 준칙’제도를 법제화해야 한다. 여기서 지방재정의 일반재원 증가 범위내에서 국고보조금제도가 운영되도록 규정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중앙집권적 재정기조가 지속되는 경우, 국세를 비롯한 중앙정부의 재정여건에 기초해 국고보조사업이 지속적으로 증대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국고보조사업의 수와 규모를 정비해야 한다.

지특회계내 사업 가운데 성격이 구분되는 사회복지사업들은 과거와 같이 국고보조로 환원하고 여타 소규모 지역개발 관련 사업들은 전면적으로 지방이양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소규모 보조사업들에 대한 관리혁신을 위해 포괄보조프로그램제도를 도입·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고보조금 관리 혁신을 위한 중앙·지방간 재정협치 체계 구축도 강화돼야 한다.

우선, 국무총리실에서 운영하는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의 운영기조를 실질적으로 지방재정에 도움이 되는 분권형으로 설정해야 한다.

위원회 구성에서 지자체 대표성을 강화하며 의무적인 지방비 분담 조건을 신설 혹은 변경할 때는 지자체의 사전동의를 의무화하는 규정들을 마련하는 등 분권형 위원회 운영이 활성화돼야 한다.

기획재정부에서 실시하는 보조사업 존치 평가제도를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보조사업에서 ‘지방’의 관점을 직접적으로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동평가를 통해, 보조사업 일몰제를 도입해 사업 존치 타당성을 재평가해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는 것이 적절한 사업에 대해서는 국고보조사업을 폐지하고 지방이양을 추진해야 한다.


▲배인명 서울여대 교수=성공적인 재정분권화를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지방정부는 자신들의 재정을 스스로의 힘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재원배분은 각각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성격에 부합하도록 이뤄져야 한다.

셋째, 지방정부간의 재정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새 정부에서는 지방분권을 매우 중시하고 있고, ‘지방재정 자립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을 위해 다양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재정분권화에 대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지방재정은 세입의 규모와 세출의 규모 간에 큰 괴리가 있고, 이로 인해 중앙정부의 재정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 효율적인 재정운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자체재원인 지방세의 확충이 이뤄져야 하는데, 특히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의 확대가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다.

이중 지방소비세는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형평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세원임이 분석을 통해 입증됐다.

지방세의 확충과 더불어 재정분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의존재원, 특히 국고보조금을 축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재정중립성의 원칙에 입각해 지방세의 확충에 상응하는 정도의 의존재원을 축소한다면 총량적인 측면에서 중앙과 지방의 재정규모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합의를 도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의존재원 중 국고보조금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을 제약하고 지방재정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국고보조금의 축소는 지방재정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자치사무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과감히 폐지해야 할 것이다.


●토론

“국고보조사업 선정 2국무회의 활용"

▲최근열 경일대 교수=국고보조사업의 규모 및 비중이 많은 중앙부처(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서는 자체 예산에서 국고보조금의 비중 한도를 설정해 상대적 규모(비중) 확대를 억제해야 한다.

또한 보조사업 일몰제를 도입하고, 보조사업의 존치 타당성을 재평가해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수행하는 것이 적절한 사업에 대해서는 국고보조사업을 폐지하고 지방이양을 추진해야 한다.

국고보조사업의 대상 선정 및 기준 보조율 결정은 대통령과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제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의 지방재정 부담관련 정책결정이 지방재정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지방비 부담 협의제도, 지방재정영향평가제도, 국무총리실의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 등이 있으나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산단 매출 100조…지방세 800억”

▲이상훈 여수YMCA 사무총장=현재 약 8:2의 국세-지방세 비율을 7:3을 거쳐 장기적으로 6:4 수준까지 개선하겠다는 문재인정부의 계획에 일단 기대를 건다. 그런데 이것이 지방소비세 및 지방소득세 규모 확대, 지방세원 신규 발굴 등 국세보다는 주로 지방세를 조율해 조정하려한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여수산단은 연간 10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국가산단이라는 이유로 국세를 6조원을 내면서 여수시에 내는 지방세는 고작 800억원이다. 환경관리감독권도 중앙정부가 쥐고 있다가 노무현 분권정부 때 전남도로 일부 이양하더니 근래 다시 가져가겠다고 한다.

지방분권을 강화한다고 해서 반드시 균형발전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며, 균형발전을 강화하면 오히려 지방분권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발표자의 말뜻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상당부분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상호작용관계에 있다는 것도 현실이다. 기계적인 균형이 아니라 지방자치정신에 걸맞는 지방맞춤형 분권정책을 통해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 지방의 특별한 실정과 현실을 감안한 특별법의 활용이 구체적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정분권·균형발전 강화 동시 추진”

▲김장호 행안부 재정정책과장=재정분권과 균형발전 강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지방세 확대 시 세원불균형에 따른 자치단체 간 재정격차 확대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지방소비세 배분 시 지역별 가중치 적용, 자치단체 간 공동세 도입, 지역상생발전기금 확대 등 재정균형장치 마련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균형발전 재원으로서 지방교부세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 지난 2006년 이후 10년 넘게 고정된 지방교부세율(현 19.24%) 상향을 통해 지역균형발전 지원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국고보조사업 개편을 위해 유사·중복 국고보조사업을 통폐합하거나, 성과관리체계 수립 등 국가-지방 간 기능 및 사무 조정과 연계한 국고보조사업의 개편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지방재정 확충 접근을”

▲이상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지방재정 분권을 통한 재정확충의 핵심은 세입적 측면에서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증진시키고, 지방재정 조정제도가 이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즉, 지방세가 확충되고, 지방교부세를 상향조정하고, 국고보조금을 축소하는 구조가 함께 움직이는 지속가능한 지방재정을 이루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 경우 중앙-지방과 마찬가지로 광역-기초도 동일한 재정분권의 논리에서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정리=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