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분권,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용교 ewelfare@hanmail.net |
| 2017년 10월 29일(일)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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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지사가 참석하는 제2국무회의를 제도화하고,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바꾸며,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 자치권을 헌법 개정안에 담겠다고 했다.
대통령의 뜻을 반영하여 2018년 봄에 헌법을 바꾸고 중앙정부의 기능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일은 대대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헌법 개정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 지혜를 짜고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이루어질 수 있다.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지방분권을 강화시키는 헌법이 통과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면 정치권은 개헌정국으로 바뀔 것이다. 국회 개헌특위는 헌법 개정안을 제시하고, 학계와 시민사회도 논의에 참여할 것이다. 대통령이 개헌을 제안하므로 정치권이 동조하면 2018년 봄에 개헌 가능성은 높아진다.
지방분권의 강화가 지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여줄 지는 논란이 되고 있다. 2018년에 정부는 기초연금을 1인당 월 20만6천원에서 25만원까지 인상하고, 5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월 10만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국가가 예산의 일부를 부담하지만, 광주광역시가 2018년에 추가로 부담해야 할 복지예산은 약 300억원이다. 빈곤층과 노인이 많은 지역은 예산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영구임대아파트가 많은 자치단체는 증가된 예산 때문에 자체사업을 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8:2에서 7:3으로 바꾸고 장기적으로 6:4로 바꿀 예정이다. 문제는 어떤 세목을 국세에서 지방세로 바꾸거나, 새 세목을 지방세로 만들더라도 지방이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부가가치세의 일부를 지방소비세로 전환하더라도 소비력이 낮은 지역은 차지할 몫이 별로 없다.
법적으로 지방분권이 강화되고, 지방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더라도 지방정부가 쓸 수 있는 예산이 별로 없다면 실속이 없을 것이다. 한 사회의 힘이 인구와 자산으로 대변되는데, 지방은 수도권에 비교하여 인구는 줄고 자산도 별로 늘지 않아 어떤 세금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지방분권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헌법상 보장된 인간다운 생활을 평등하게 누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대한민국은 2017년에 고령사회에 접어들었고, 10년 안에 초고령사회로 전환될 것이다.
하지만 노인의 정보활용능력은 매우 낮다. 상당수 노인이 한글을 깨치지 못하고, 외국어를 모르며, 핸드폰 등 문명의 이기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국의 주요 초·중·고등학교에 성인반을 만들어 노인들에게 한글, 생활한자, 기초영어, 컴퓨터 등을 가르쳐야 한다. 국가가 기획하고 지방정부가 협력하면 쉽게 실행할 수 있다.
지방재정을 과감하게 확대하고, 고향사랑 기부제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있는 초등학교 무상의무교육, 중학교 무상교육, 고교학비지원, 대학생 국가장학금 등을 적극 활용하면 모든 국민이 어디에 살던지 헌법상 보장된 교육권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아울러, 광주·전남은 지방분권 공화국에 대비하여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인구수가 많고 자산이 많은 수도권은 지방보다 유리할 것이다.
따라서 지방은 지역의 크기와 같은 기준을 강조하고, 향토문화와 역사성을 포함한 집단적 권리를 새롭게 강조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수도권은 인구와 자원이 더욱 집중할 것이므로 지방은 새로운 논리를 개발하지 않으면 분배에서 소외되기 쉽다.
지역의 균형발전은 수도권의 과밀을 줄이고, 이로 인한 경제적 낭비를 줄일 수 있다. 한 농민운동가는 그동안 농민은 쌀을 판매하였는데, 미래에는 벼가 만든 산소를 판매하고, 논밭이 보전한 수자원의 관리비를 받으며, 아름다운 풍경에 대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개인이 구입하기 어렵기에 국가가 집단적으로 구매하면 농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지방은 지역의 균형발전, 지방분권을 온전히 성취하기 위해 자신에게 득이 되는 논리를 만들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어떤 논리를 개발하던지 광주·전남은 수도권과 경쟁하기 어렵고, 인구가 많고 재정자립도가 높은 다른 지역과 겨루기 쉽지 않다.
광주·전남은 지방분권의 강화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논리를 개발하고, 적정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ewelfa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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