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어교사가 말하는 가족·사랑·그리움 ‘그리움은 신경통처럼’ 전남주 지음 도서출판 좋은땅 1만원 2003년 등단 전남주 시인 첫 시집 일상생활 기반한 따뜻한 詩 ‘눈길’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7년 10월 29일(일) 20:21

전남주 시인

‘쉽게 나타나지 않는/ 징검다리는/ 영영 건너지 못할 줄 알았다/ 어느 날/ 삼겹살 불판 위에/ 살이 놓이고/ 소주가 놓이고/ 우정이 놓이고/ 새로운 다리가 놓였다/ 달궈진 불판같은 징검다리를 밟고/ 나 힘차게 걸어가리라/ 나 자랑차게 건너가리라.’(시 ‘징검다리’ 일부)

전남주(49) 시인이 첫 번째 시집 ‘그리움은 신경통처럼’을 펴냈다.

시 ‘징검다리’는 몇 년 전 지인을 만나 시를 이야기하면서 지인이 시인의 징검다리가 돼 주겠노라고 한 약속을 듣고 창작한 시다.

시인은 “이런 징검다리가 여럿 모여 세상에 나오게 됐다. 세상에 새로운 흔적을 남긴다는 것은 늘 두려운 일이지만 이번에는 그 두려움을 뒤로 하고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시인이라는 이름표를 단 지 10여년이 넘어서도 자신 이름의 시집 한 권이 없어서 늘 부끄러움이 앞섰다는 그는 “시집이 나오고 더 많은 부끄럼이 괴롭힐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발을 내딛어 본다”며 첫 시집 출간 소감을 밝혔다.

총 4부로 구성된 시집을 읽다 보면 시인의 고향, 학창시절, 사랑과 그리움, 교사로 재직 중인 현재의 모습까지 일상이 오롯이 펼쳐진다.

1부는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2부는 학교생활, 3부는 아는 사람, 4부는 자연과의 대화다.

가족에 대한 사랑, 고향과 어머니·누이에 대한 그리움, 친구와 나누는 술자리, 학교에서의 일상 등 시 한 편 한 편에 담긴 사연과 생각들이 독자를 따뜻하게 품는다.

시인은 “‘시는 한 줄의 깨달음’이라는 생각을 늘 갖는다”며 “깨달음의 조각들이 계속적으로 찾아와 쉼없이 시를 쓸 수 있는 상태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인은 영암 출신으로 조선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전남대 국어교육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대학 시절 고(故) 문병란 시인을 은사로 만나 본격적으로 시를 쓰게 됐으며, 2003년 ‘문학예술’지에 ‘아는 사람’, ‘홍시’로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현재 조대여고에 재직 중이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