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의인(義人) 김만덕을 만나다 퇴허자 |
| 2017년 10월 31일(화) 18: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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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주끽다거 회원들과 함께 제주의 의인(義人) 김만덕을 만나기 위해 제주시 동문시장앞 산지천을 찾았다. 산지천 앞에 자리잡은 김만덕기념관에는 김만덕의 생애와 영정 전시, 다양한 김만덕 기념사업에 관한 프로그램 등이 소개되고 있었다. 특히 괄목할만한 것은 기념관의 내부공간을 적절히 활용하여 1층에는 나눔문화간, 2층에는 나눔실천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는 대한민국 최초의 나눔문화전시관의 이름을 띄고 김만덕의 나눔과 봉사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하는 문화교육관의 역할을 톡톡히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의인 김만덕은 전설적 인물이 아니다. 조선 정조(正祖)임금 때 제주에 살았던 실존적 인물이었으며 유통업으로 거상(巨商)이 되어 가난했던 서민들에게 수많은 구휼(救恤)을 베풀어 나눔과 봉사를 실천했던 조선의 훌륭한 의인(義人)이었다. 재물이 많다고 꼭 보시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난했기에 가난의 아픔을 알았고 부모형제를 일찍 여의였기에 혈족의 그리움을 이해하는 속 깊은 사람이었다. 당시 유명 인사들도 그의 나눔정신을 높이 사서 번암 체제공이나 다산 정약용도 필설로 크게 찬탄한 바 있으며 추사선생은 그의 선행을 기려 김만덕의 3대손 김종주에게 은광연세(恩光衍世)라는 친필을 써주었다고 한다.
김만덕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행수기생이 되었으나 후에 정조임금께 간하여 양인신분을 되찾고 육지와 제주를 잇는 거상이 되어 많은 돈을 벌게 되자 이 재물로 흉년이 들 때마다 제주인들에게 구휼하는 것으로 낙을 삼았다. 이러한 김만덕의 나눔실천궁행은 급기야 정조임금의 귀에까지 전달되었다. 정조대왕은 김만덕을 불러 후한 상을 내릴 양으로 김만덕에게 소원을 물었다. 그때 김만덕은 2가지 소원을 얘기했다고 한다. 첫째 임금님이 계시는 한양 궁궐을 보고싶고 둘째 금강산 유람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역시 프로는 다르다. 그가 원했던 것은 재물이 아니라 당시 제주인으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육지땅, 그것도 임금이 계시는 궁궐을 방문하고 또 자신의 안목을 높이기 위한 금강산유람까지 요청했으니 이것만 봐도 김만덕의 인품을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정조임금은 김만덕에게 수의녀(首醫女)의 벼슬을 내리고 금강산유람을 쾌히 승낙하였다. 정말 김만덕 파이팅이다.
지난 6월에도 제주에 또 다른 이색적인 경사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제주올레 서명숙(兀侶:아호)이사장이 제주 환경보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의 아우 서동철(行願)과 함께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환경부 주최로 열린 제22회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서 이사장은 연인원 70만 명이 찾는 친환경 걷기 ‘제주올레’를 조성 관리운영하고 클린올레사업을 통해 환경보호 활동을 벌인 공로 등을 인정받은 것, 또한 일본의 규슈올레(19개코스)와 몽골의 몽골올레를 수출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나는 얼마 전에도 칼럼에서 밝힌 바 있거니와 제주에는 삼대 전설적 여걸이 있다. 그 첫 인물이 오늘 얘기되는 의인 김만덕이요 두 번째는 올레길의 창시자 올려 서명숙이며 세 번째는 번 돈을 아낌없이 장학사업에 내놓는다는 도담(島潭) 탤런트 고두심이다. 나는 앞으로도 천혜의 보물섬 제주 탐라국에 많은 의인(義人),의사(義士)들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색즉시공(色卽是空)이요 공즉시색(空卽是色)이다. 환경(물질)은 정신(문화)이요 정신은 환경이다. 제주만한 청정환경이 없을진데 이만한 곳에서 대한민국을 떠안고 갈 인재들이 어찌 나오지 않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