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공수부대원, 그날을 참회하다 단편 극영화 ‘기억하라’ 시사회…내달 15일 광주극장 60-70대 어르신들 영화제작 나서 광주문화재단 지원 1천만원 예산 다큐 ‘살아남은 자들의 기억’도 상영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7년 11월 15일(수) 19:29

광주지역 시니어들이 제작한 5·18 소재 극영화 ‘기억하라’가 다음달 15일 광주극장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사진은 영화 스틸컷. /광주영상미디어클럽 제공

광주지역 어르신들이 협업해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극영화를 제작해 화제다. 이 극영화는 ‘기억하라’란 제목으로 내달 15일 광주극장 시사회에서 세상에 공개된다.

60-70대 시니어들로 구성된 ㈔광주영상미디어클럽(이사장 강홍길)과 프로·아마추어 예술인들로 주축이 된 희망문화협동조합(이사장 임준형)은 다음달 15일 광주극장에서 24분짜리 극영화 ‘기억하라’의 시사회를 갖는다. 영화는 광주문화재단의 지역문화예술 특성화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인생은 나그네길’ 영상프로젝트로서 1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제작됐다.

광주영상미디어클럽에서 활동하는 20여명의 어르신들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단편 극영화를 올 봄부터 촬영을 시작해 후반 작업을 마무리 하고, 시사회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영화는 1980년 5월 당시 공수부대원이 한 명의 고등학생을 사살하고 무등산에 암매장해 죄의식으로 살아가다, 37년이 지난 후 양심고백을 하고 무등산으로 암매장한 시신을 찾으러 가는 내용이다.

특히 최근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이 광주교도소에 사람들을 암매장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실제 발굴 작업이 있는 상황이어서 이 영화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영화의 감독을 맡은 이정국 세종대 교수는 “특정 사실을 염두하고 영화를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와 사실이 맞아 떨어지면서 37년간 묵혀있던 진상이 규명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소크라테스의 경구를 우리 현실에 대입시켜보고 싶었다”며 “자신의 죄를 인식하고 철저히 반성하려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영화의 주인공은 TV 드라마, 영화, 연극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 송영창씨가 맡았다. 송영창씨는 이정국 감독과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전액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기억하라’ 상영이 끝나면 광주영상미디어클럽이 제작한 중편 다큐 ‘살아남은 자들의 기억’도 이어 상영된다.

이 다큐는 ‘기억하라’의 제작과정(메이킹 필름)과 제작에 참여한 스탭과 배우들의 37년 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각자 경험에 대한 인터뷰를 담았다.

또한 5·18을 소재로 한 최초의 극장개봉 영화인 ‘부활의 노래’의 제작과 관련한 이정국 감독의 인터뷰가 들어가 있다.

한편, 시사회는 다음달 15일 오후 5시 열린다. 광주극장 측은 영화 시사회를 위해 무료로 대관하는 등 협조했다.(문의 010-3615-9480)/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