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전라병영성서 조선 해자·함정 출토 성곽 방어시설로 발굴…국내 첫 사례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7년 11월 15일(수) 19:29

강진 전라병영성 남문지 해자와 함정 유구. /문화재청 제공

강진 전라병영성(사적 제397호·병영면 성동리 251번지 일원) 외부 해자지역에서 해자(垓字·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와 64기의 함정(陷穽) 유구가 출토됐다. 국내 성곽 방어시설에서 함정 유적이 대규모로 확인된 것은 국내 최초다.

문화재청은 강진군과 한울문화재연구원은 지난 4월부터 강진 전라병영성의 동쪽과 남쪽 외부에서 발굴조사를 시행해 함정과 해자 유적을 찾아냈다. 현재까지 확인된 함정유구들은 평면 형태가 지름 3.5-4.9m에 이르는 원형으로, 위에서 아래로 가면서 좁아지는 형태다. 잔존 깊이는 최대 2.5m이고, 바닥에서는 끝을 쪼갠 대나무를 뾰족하게 다듬어서 촘촘하게 꽂아놓은 죽창(竹槍)의 흔적들이 확인됐다. 함정유구는 해자 바깥쪽으로부터 약 6-8m 정도의 거리를 두고 해자와 나란하게 2-4열로 확인돼 해자와 함께 성곽을 방어하는 중요 수단으로서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함정유구는 남문 일원의 해자 바깥쪽에서 현재 64기가 확인되고 있다. 현재 발굴조사가 남문 서쪽 지역만 진행돼 앞으로 남문 동쪽 지역에서도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강진 전라병영성은 성벽과 문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행, 이를 토대로 현재 성벽과 4대문에 대한 복원이 완료된 상태다. 올해까지 객사(客舍·고려·조선 시대 각 고을에 둔 관사)와 동헌(東軒·고을의 수령이 집무를 집행하던 건물) 건물 터를 포함한 70여 동의 건물지와 담장지, 우물, 연못, 배수로 등의 유구를 확인했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