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수능 연기…상시화된 지진 철저 대비해야

2017년 11월 16일(목) 19:36

우리나라 국민들은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익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전국에서 몸이 흔들릴 정도의 지진동을 느껴, 삽시간 공포에 떨어야 했던 적은 없었다.

수능 시험을 하루 앞둔 예비 소집일인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31초, 규모 5.4의 강진이 경북 포항시 북쭉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9월 12일 경주시 5.8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였으나, 진원이 지표면에 더 가까워 충격은 오히려 더욱 컸다.

수능 시험장까지 피해가 미쳐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면서 끔찍한 현실을 직감하는 모습이다. 혼란을 겪고 있는 수험생들을 다독이는 등 일선 학교 현장의 분위기도 추스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행정안전부와 기상청을 비롯해 교육부, 산업부, 국방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10여 개 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각종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후속대책을 조속히 추진키로 했다. 당연히, 국가적으로 행정력을 총동원해 피해의 최소화, 그리고 조기 상황종료를 위해 전력해야 할 것이다.

광주·전남지역도 지진에서 결코 안심할 수는 없다. 이번 포항지진에서도 영향권에 들었다.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 경보 직후에 곳곳에서 건물이 흔들렸다.

자신의 집에 있다가 기겁을 해 뛰어나가고, 직장 업무 중에 직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당황해 하는 등 소동이 일었다. 감지신고만 119 상황실과 기상청에 수백 건이 폭주했다.

진앙에서 270㎞ 넘게 떨어진 영광 한빛원전에서도 지진이 감지됐으나 원전 운영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고됐다. 또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한 여수 국가산업단지 역시 별다른 피해는 입지 않았다고 하니 천만 다행이다.

포항지진으로 인한 그 충격이 만만치 않다. 진원지인 포항에서는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은 몹시 불안해 하고 있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지만 앞으로 학교와 공공시설을 우선해 모든 건물들에 대한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한다. 대피소도 점검해야 한다. 상시화되고 있는 지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 참에 행동요령도 숙지하길 바란다. 지진 발생시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문이다.

지진은 사전 예고가 없다. 안전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만일의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기본 중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