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詩 100여편에 대한 성찰과 교감 ‘주옥詩편’ 고재종 지음 문학들 1만5천원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7년 11월 19일(일) 18:38

‘사랑에 빠져본 사람은 안다. “그에게로 가는 수많은 작은 길들이/내 몸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내 몸으로 들어온 길들이 항상 나를 이리저리 이끈다는 것을. 사랑이 오가는 그 길은 반짝반짝 윤이 나고 붉은 꽃들로 덮일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이와의 모든 만남을 하나의 축제로 체험한다지 않는가. 사랑의 묘약이다.’ /제 5장 ‘시와 사랑 : 사랑과 이별의 변주’ 中

13년 만에 여덟 번째 시집 ‘꽃의 권력’을 펴낸 고재종 시인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된 시 에세이집 ‘주옥시편’을 잇따라 펴내 화제다.

‘열 가지 주제로 보는 시 에세이’라는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주옥시편’은 시와의 첫 만남을 경이와 슬픔으로 설명한 ‘시의 처음’을 비롯해 ‘시와 풍경’, ‘시와 꿈’, ‘시와 길 그리고 집’, ‘시와 사랑’, ‘시와 생태’, ‘시의 향기, 삶의 황홀1·2’, ‘시와 구도’, ‘시의 언어’로 구성돼 있다.

10가지 주제라고 하지만, 한 주제 안에는 반드시 반대되는 주제가 대비되고 있어서 주옥같은 우리 시 100여편에 대한 시인의 진지한 성찰과 행복한 교감이 드러난다.

독자는 책의 어느 장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를 먼저 읽으면 된다. 가령 ‘사랑시’를 좋아하면 ‘제5장 시와 사랑’ 편만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고재종 시인은 “이 책은 무슨 문학평론집이나 시론집이 아닌 시 에세이집”이라며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시를 쉽게 이해하고 시와 친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책을 엮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1957년 담양에서 태어난 시인은 1984년 실천문학 신작시집 ‘시여 무기여’에 ‘동구밖 집 열두 식구’ 등 7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시집 ‘바람 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 ‘새벽 들’, ‘사람의 등불’, ‘꽃의 권력’ 등을 펴냈다. 신동엽문학상,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는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